[사설]아쉬운 `데프콘 2016`

세계 최고 해킹방어 대회인 `데프콘 2016(DEF CON 2016)` 행사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사흘 일정을 마치고 지난 7일(미국시각) 막을 내렸다. `해커올림픽`이라 불리는 이 대회는 지난 1993년 처음 열렸다. 올해가 24회째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 우리 젊은이들의 뛰어난 컴퓨터 실력을 세계만방에 떨쳤다. 아쉽게도 올해는 3위 입상에 그쳤다. 지난해 우승 멤버 가운데 3명이 군 입대 등으로 참가하지 못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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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프콘`은 단순한 해킹 대회가 아니다. 국가의 힘을 보여 주는 국력 대결의 장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면에서 군(軍)이 지난해 우승 멤버를 행사에 참여하지 못하게 한 점은 다소 아쉽다. 행사는 끝났다. 주전 멤버가 3명이나 빠졌음에도 혼신의 힘을 다해 3위를 차지한 우리 팀에 박수를 보낸다. 올해 `데프콘`은 여느 때와 달랐다. 인공지능(AI)으로 무장한 슈퍼컴퓨터가 참가, 인간 해커와 경합을 벌였다. 인간과 기계가 처음으로 해킹 방어 대결을 펼친 것이다. 이번에는 인간 해커가 승리했지만 이세돌을 이긴 알파고처럼 언젠가 해킹 대결에서도 컴퓨터가 인간을 이기는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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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시대를 대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한때 국방이 국력의 상징이던 때가 있었다. 지금은 아니다. 국방 같은 하드 파워보다 문화, 콘텐츠, 기술 같은 소프트 파워를 더 중시한다. 중국이 `반도체 굴기`에 나서고 일본이 로봇과 AI를 앞세워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려는 것도 소프트파워를 주도하기 위해서다. 소프트파워는 기술 패권을 의미한다. 세계 최강 미국은 제조업 르네상스를 외치며 기술 혁신에 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독일도 세계에서 가장 먼저 4차 산업혁명을 시작하며 기술 우위를 지켜 나가고 있다. 소프트파워와 기술 패권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고부가 기술 확보, 인력 양성 등을 사회 전체가 시스템 차원으로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 `데프콘 2016`에는 미국과 중국이 각각 1, 2위를 차지했다. 내년에는 다시 우리나라가 “1위를 했다”는 낭보가 전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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