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디스크, 아우디, 사브…`개발 속도 경쟁` 돌입한 글로벌 기업

글로벌 기업이 개발 속도 경쟁에 돌입했다. 누가 먼저 혁신 기술을 내놓느냐에 따라 시장 주도권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더 빨리 더 적은 비용으로 신기술을 검증하는 것이 핵심이다. 차세대 메모리 개발에 열을 올리는 반도체 기업은 물론이고 전통적 기계장치로 인식됐던 자동차·항공 기업도 이 대열에 동참했다.

샌디스크는 지난 2일(현지시각) 내쇼날인스트루먼트(NI) 주최 `NI위크 2016`에서 저항변화메모리(ReRAM) 개발에 NI 소스측정유닛(SMU)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ReRAM은 기존 플래시 메모리보다 1000배 이상 빠른 차세대 메모리다. 개발기간 단축을 위해 NI SMU를 도입했다. NI 제품은 PXI(PCI eXtensions for Instrumentation) 모듈 계측기여서 박스형보다 유연하고 신속한 운용에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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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안 사에즈 샌디스크 수석 엔지니어(왼쪽)가 NI SMU 활용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샌디스크는 차세대 메모리 재료 연구에 NI SMU를 활용한다. 특정 신호를 인가했을 때 상태 변화를 관찰한다. 신호 인가와 측정을 한 모듈에서 수행할 수 있다. 샌디스크가 도입한 NI 최신 SMU `PXI 4135`는 측정 정밀도가 기존보다 10배 향상됐다. 10팸토암페어(fA) 정밀도로 신호를 측정한다. 샌디스크는 이 제품 도입으로 개발 기간을 약 100배 단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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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위크 2016에 소개된 최신 SMU `PXI 4135`

후안 사에즈 샌디스크 수석 디바이스 엔지니어는 “밀접한 동기화와 빠른 속도로 테스트 수행 시간이 100배 정도 감소해 몇 개월 걸리던 재료학적 특성 파악을 몇 시간 내로 해결했다”며 “이전보다 훨씬 많은 데이터를 수집·분석할 수 있어 저항메모리를 활용하는 새로운 스토리지급 메모리에 더 큰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아우디는 자율주행차용 레이더 개발에 NI 벡터신호트랜시버(VST)를 도입했다. VST를 활용한 시뮬레이터로 1000만㎞에 이르는 레이더 시험을 실시한다. 가상 환경 주행 시험이 아니라면 시속 100㎞ 기준으로도 10년 이상이 걸리는 고난도 시험이다. VST 기반 시스템으로는 수일 내에 같은 시험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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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차량용 레이더 시험에 사용된 시뮬레이션 시스템

NI 얼라이언스 파트너 콘라드(Konrad) 테크놀로지가 VST와 고주파 라디오헤드를 결합한 시뮬레이션 시스템을 아우디에 공급했다. 6.5㎓ 주파수를 지원하는 NI VST에 라디오헤드를 결합해 77㎓를 사용하는 아우디 차량용 레이더 시험 환경에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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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디 차량용 레이더 시험 화면

닐스 코크 아우디 레이더 시스템 부품 담당은 “지연 시간이 낮은 계측기와 업계 최대 대역폭이 결합돼 전례 없는 방식으로 자동차 레이더를 탐색하고 설계 초기에 문제를 파악했다”며 “광범위한 시나리오를 신속하게 시험할 수 있어 자율주행차 안전 향상에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스웨덴 군용기 제조사 사브(Saab Aerospace)는 전투기 메인제어장치에 40개 ECU, 1000개 센서를 사용한다. 급증하는 테스트 비용을 해결하기 위해 하드웨어인더루프(HIL) 시스템을 채택했다. 실제 환경을 모사해 대상체를 검사하는 시뮬레이션 장비다. 이 장비 도입으로 약 20% 비용을 절감했다. PXI 계측기와 SLSC(Switching, Load, Signal, Conditioning) 통합 모듈로 구성된다.

이들 기업이 최신 시험 장비 도입에 적극적인 것은 산업 간 융·복합 때문이다. 자동차와 전자, 항공과 전자 융합이 가속화되면서 그만큼 테스트 항목이 많아졌다. 이 때문에 개발 비용을 줄이고 신기술 검증 시간을 줄이는 것이 화두로 떠올랐다.

NI 관계자는 “자동차와 항공기에서 전자장치 도입이 많아지면 그만큼 시스템이 복잡해지고 테스트도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며 “더 복잡한 시험 환경에서 더 적은 비용과 더 적은 시간으로 더 많은 기능을 테스트할 수 있는 솔루션을 찾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스틴(미국)=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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