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으로 대장암 조기 진단한다.....지노믹트리 내년 하반기 상용화 준비

지노믹트리, 진단키트 개발…내년 하반기 상용화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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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노믹트리 연구원이 암 조기진단 키트 관련 연구를 하고 있다.

혈액뿐만 아니라 분변(대변)으로 대장암을 조기 진단하는 기술이 이르면 내년에 상용화된다. 불쾌감, 두려움 등으로 외면하던 대장 내시경을 보완할 조기 진단법으로 주목받는다. 우리나라는 대장암 발병률 세계 1위 국가다.

지노믹트리(대표 안성환)는 대변을 이용한 대장암 조기진단 키트를 개발, 내년 상반기에 식품의약품안전처 신규 품목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라고 26일 밝혔다. 내년 하반기부터는 병원이나 건강검진센터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임상시험 중인 조기진단 키트는 후생유전학의 변이 가운데 하나인 `DNA 메틸화 현상`을 이용한 비침습적 대장암 진단 기기다. 대변에서 채취한 세포 DNA를 분석해 대장암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유전자 이상을 찾아낸다.

진단키트는 후생유전학을 기술의 근간으로 하여 유전자 발현과 억제를 담당하는 제어시스템을 연구한다. 메틸기는 유전자 고유 활동을 억제하는 후성유전 물질로서 면역 기능 저하, 당뇨, 암 등 각종 질환의 발생률을 높인다. 지노믹트리는 8번 염색체 `신데칸-2` 유전자의 비정상 메틸화가 대장암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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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노믹트리 대장암 조기진단 키트

지노믹트리는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DNA 메틸화 바이오마커를 개발했다. 비정상의 메틸화 현상을 감지하는 판별법이다 바이오마커는 전령 RNA(mRNA)나 단백질과 달리 생체 밖에서 쉽게 부서지지 않는 등 안정돼 있다. PCR(중합효소 연쇄반응) 증폭이 가능해 극미량으로도 유효하게 검출한다. 단일 유전자로 암 진단이 가능하고 검출 재현성, 특정 암에 대한 특이성 등도 높다.

혈액보다 세포 수가 많은 대변을 이용할 경우 메틸화 판별이 용이하다. 대장암 환자 50명, 소형 용종 환자 21명, 정상인 18명의 대변 DNA를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에서 대장암 진단에 대한 민감도와 특이도는 각각 90%, 88.9%를 기록했다. 민감도는 질병이 있는 사람을 가려내는 비율, 특이도는 건강한 사람을 정상으로 판단하는 비율이다. 올 하반기에 임상을 거쳐 내년에 3등급 품목 허가 후 상업화한다는 계획이다.

성현재 지노믹트리 전무는 “DNA 메틸화를 접목시킨 대장암 진단 기기는 신약 개발에 준하는 새로운 진단기”라면서 “개발 과정에서 발간한 논문은 `주목되는 논문`으로 선정돼 세계 400여명의 저널리스트들에게 소개됐다”고 설명했다.

2012년 기준 우리나라 대장암 발병률은 인구 10만명당 45명이다. 초기 대장암 환자의 5년 상대 생존율은 95.3%로, 다른 암과 비교해 생존율이 높다. 대장암 예방에 핵심인 내시경은 불쾌감, 두려움 등으로 검진 대상자의 70%가 진단을 미룬다. 혈액에 이어 대변까지 대장암을 진단하는 키트가 상용화되면 암 조기 발견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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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노믹트리 본사 전경

지노믹트리는 DNA 메틸화 바이오마커를 이용해 대장암뿐만 아니라 방광암, 폐암까지 진단하는 키트를 임상 시험하고 있다. 자궁경부암, 위암, 간암, 갑상샘암에 대한 바이오마커 발굴을 완료해 임상 검증도 실시한다.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현지 기업과의 합작법인 설립과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신청도 준비하고 있다.

성 전무는 “세계 각국이 고령화에 접어들면서 암 발병률도 높아지는 추세”라면서 “독자 기술을 활용해 암을 조기 진단, 국민 건강과 국가 재정 건전성 제고에 기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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