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소프트웨어(SW) 중심사회`를 강조하지만 임베디드SW는 예산 부족으로 신규 사업에 어려움을 겪는다.
25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는 내년 임베디드SW 관련 예산으로 20억원가량을 기획재정부에 신청했다. 이 금액은 모두 인력양성 사업에 투입한다. 연구개발(R&D)과 산업 실태조사 등 임베디드SW 관련 신규 사업 금액은 없다.
산업부 관계자는 “올해 전문인력양성 사업 명목으로 20억원가량 예산을 받았고 내년도 비슷한 수준으로 신청했다”면서 “임베디드SW 단독 R&D 과제나 신규 사업 관련 예산을 신청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 SW정책과 진흥을 총괄하는 부처는 미래창조과학부다. 임베디드SW는 조선, 가전 등 주력 산업과 협력이 중요하다고 판단, 2013년부터 산업부가 전담한다. 산업부는 2013년 말 `임베디드SW 발전전략`을 발표하며 산업 육성 의지를 강조했다.
3년이 지난 지금 별도 예산 신청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그동안 산업부는 임베디드SW R&D 예산을 미래부로부터 받았다. SW R&D 사업 기금은 미래부가 총괄하기 때문이다. 지난해에도 R&D 금액 25억원을 넘겨받아 업계에 지원했다. 이 지원금은 지난해를 마지막으로 중단됐다. 내년에도 지원금은 없다.
산업부 관계자는 “임베디드 단독으로 R&D 사업 예산은 없지만 조선, 자동차, 반도체 등 산업파트별로 임베디드SW 개발 내용을 넣었다”면서 “예산 반영에 애를 썼다”고 말했다.
업계는 산업부가 임베디드SW 분야를 홀대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임베디드SW 업계는 삼성, LG 등 대기업 외에 중소기업 500여개(2013년, 산업부 추정)가 활동 중이다. 중소기업 다수는 대기업 협력업체로 일하거나 대기업이 다루지 않는 소형가전, 통신장비 SW를 주로 개발한다. 최근 삼성, LG 등 대기업 모바일 사업부가 어려워지자 협력 업체로 있던 중소기업이 직격타를 입었다.
중소 임베디드SW업체 실태 파악과 지원이 절실하지만 업계를 총괄하는 산업부는 사실상 손을 놓은 셈이다.
산업부는 발전전략 발표 당시 중소 임베디드SW 기업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해 `100대 핵심 SW플랫폼`을 개발한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예산 부족으로 현재 중단됐다. 매년 임베디드SW업계와 진행하던 간담회(국·실장급 이상)도 올해는 전무하다. 업계파악 기초자료인 임베디드SW시장 조사도 지난해부터 중단됐다.
SW산업을 총괄하는 미래부로 임베디드 분야를 넘겨,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를 모르는데 제대로 된 정책과 예산이 나오겠냐”면서 “이럴 바에 SW를 총괄하는 미래부에서 임베디드를 다시 맡는 게 낫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제조업 근간이 되는 임베디드SW 육성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한다고 조언한다.
양재수 단국대 교수(공학교육혁신센터)는 “대기업이 임베디드SW 분야 큰 축을 담당하는 건 사실이지만 대기업 역시 중소기업 기술력 없이 성장하기 어렵다”면서 “임베디드SW 산업 밑바닥에서 기술을 개발하는 중소기업 실태를 파악하고 산업 육성책을 만들어야 임베디드와 제조업 경쟁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지선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