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인텔 인사이드]<2> 인텔, 클라우드·5G·딥러닝 인프라 시장 `급속 침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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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센터 전경

클라우드 인프라의 최소 단위는 서버다. 서버용 메인 프로세서인 `제온` 칩을 판매하는 인텔 데이터센터그룹(DCG)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78억4400만달러에 달했다. 그동안 `간판`으로 여겨져 온 PC용 칩 사업 부문인 클라이언트컴퓨팅그룹(CCG) 영업이익은 81억6500만달러를 기록했다. 양쪽 사업 그룹의 이익 격차는 근래 들어 좁혀 들고 있다. PC는 출하량이 하락세이지만 서버 수요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인텔의 최근 전략 방향이 클라우드로 맞춰진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인텔은 5년 전에 “스마트폰이 600대 팔릴 때마다 서버 한 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 데이터 사용량이 급증하면서 “스마트폰 100대당 서버 한 대가 필요하다”는 전문가의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 상태라면 조만간 DCG 이익 수준이 CCG를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회사의 간판사업, 주력 시장이 교체되는 것이다. 이는 인텔이 `PC 중심 기업`에서 탈피하고 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클라우드 인프라 칩 시장 선점한 인텔

인텔은 지난해부터 `모든 것을 위한 클라우드(Cloud for all)`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클라우드로 갈 수밖에 없다” “클라우드 진입 장벽을 낮추자”는 것이 인텔이 강조하는 핵심 메시지다. 사물인터넷(IoT) 시대가 열리면 클라우드 인프라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반 사용자가 쓰는 단말 기기에서 클라우드를 통해 또 다른 기기로 연결되는 사례가 많아질 것이란 의미다.

예를 들어 전기 계량기는 가정용 게이트웨이로 제어된다. 전기 계량 데이터는 고속 네트워크를 통해 클라우드 인프라로 전송된다. 클라우드가 집계, 분석한 데이터는 다시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으로 전달된다. 보이지 않는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 사용자는 개인 단말기로 전체 전기 사용량과 분석 데이터를 볼 수 있다, 자율주행차 시대에도 클라우드는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차량 내에 탑재된 수많은 센서 데이터를 클라우드가 분석하고 자율주행을 돕는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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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제온 E5-2600 V4

인텔의 이 분야 핵심 제품은 최근 출시한 `제온 E5-2600 v4`다. 서버용 칩으로는 최초로 14나노 제조공정이 적용됐다. 최대 22개 중앙처리장치(CPU) 코어, 44개 스레드(처리량)를 갖춘 이 제품은 이전 세대 제품인 제온 E5-2600 v3 시리즈 대비 성능이 44% 향상됐다. 가상화 성능이 강화되는 한편 보안 성능은 70% 향상됐다는 것이 인텔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x86 서버 칩 시장에서 인텔 점유율은 98%를 웃돈다”면서 “이 때문에 인텔은 점유율 경쟁이 아니라 시장 파이를 키우는 쪽으로 전략 방향을 잡았다”고 밝혔다.

◇SDN·NFV로 5G 통신 인프라 시장에서 큰 기회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크(SDN), 네트워크기능가상화(NFV) 기술 확산은 x86 서버 칩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인텔에 큰 기회로 다가오고 있다. SDN과 NFV는 네트워크 관리 및 기능 추가를 소프트웨어(SW)로 구현하는 기술이다. 과거 통신사는 새로운 서비스를 추가하기 위해 신규 네트워크 장비를 도입해야 했다. 장비 구입 비용은 컸고, 설치 시간도 오래 걸렸다. 이 탓에 서비스 실패에 따르는 부담이 적지 않았다. SDN과 NFV 기술을 활용하면 범용 서버에서 SW 설정을 바꾸는 것만으로 신규 서비스를 추가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만큼 부담이 적다. 통신 인프라에 범용 서버 채택률이 높아진다는 것은 인텔이 집중 공략하는 시장 파이가 커지는 것을 의미한다.

5세대(G) 통신 인프라 시장이 열리면 관련 수요는 폭발할 것이라고 전문가는 예상하고 있다. 중·소 규모 통신 인프라가 상호 연결되는 5G 통신 시대에는 빠른 속도와 더불어 더욱 지능화한 데이터 전송·처리 기술이 중요해지기 때문이다.

인텔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제온 E5-2600 v4 프로세서에 가상화 처리 속도를 높이는 명령어 세트를 추가했다. 더욱 원활하게 SDN, NFV 기술을 구현할 수 있다. 암호화를 돕는 명령어 세트 역시 추가, 전 세대 프로세서 대비 2.4배의 빠른 성능을 낸다. NFV 기술은 이미 SK텔레콤을 포함해 세계 굴지의 이동통신사들이 우선 도입하고 있다.

◇제온파이로 딥러닝 시장 노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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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 제온 파이가 탑재된 섀시

딥러닝 또는 머신러닝이라 불리는 기술 시장도 인텔의 공략 시장이다. 딥러닝은 단어(러닝) 뜻 그대로 학습법을 의미한다. 수많은 데이터를 컴퓨터에 주입하고 해당 데이터 의미를 해독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딥러닝의 일반 정의다. 궁극의 목표는 이를 기반으로 삼아 컴퓨터 같은 기계 덩어리에 인공지능(AI)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 분야 인텔의 주력 제품은 제온 파이다. 제온 파이에는 하나의 칩 안에 최대 72개의 프로세서가 탑재된다. 프로세서당 약 3테라플롭스(TFOLPS, 초당 1조번 연산)의 성능을 지닌다. 신형 2세대 제온 파이인 7200 시리즈는 보조 역할에 그친 1세대 제품과 달리 별도의 프로세서 없이도 단독으로 동작한다. 딥러닝 칩 솔루션으로 주목받는 그래픽처리장치(GPU)와 비교하면 이는 분명한 장점이다. 기존에 쓰던 운용체계(OS)나 SW 개발 환경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연산 성능도 높다. 제온파이를 활용한 딥러닝 분석 솔루션은 최신 GPU와 비교해 성능이 과학 분야에서는 5배, 데이터 시각화는 5.2배, 금융 데이터 처리 능력은 2.7배가량 높다.

지난해 미국 정부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나서 슈퍼컴퓨터에 막대한 투자를 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국 역시 이 분야에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 한국도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을 통해 직접 슈퍼컴퓨터 기술을 갖추기 위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국내에서는 HPC코리아, 명인이노, 대한컨설팅그룹이 인텔 제온과 제온파이를 통합한 슈퍼컴퓨터 솔루션을 기업에 공급하고 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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