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사상 처음으로 500조원을 돌파했다.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강화로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에 나섰지만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은행의 가계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추가로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 점도 가계부채 증가세를 부추겼다.
한국은행이 13일 발표한 `2016년 6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잔액(주택금융공사 정책모기지론 포함)은 500조9000억원으로 한달동안 4조8000억원 늘었다.
이는 지난해 12월 6조2000억원 늘어난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또 은행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500조원을 넘어선 것도 통계 작성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은행이 주택담보대출에서 소득심사를 강화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올해 2월 수도권에 이어 5월에는 전국으로 확대됐지만,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이 계속해서 증가하는 이유는 한은 기준금리 인하도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은행들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5월 은행 주택담보대출금리는 연 2.89%(신규취급액 기준)로 4월보다 0.04%P 하락했다.
여기에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대상이 아닌 집단대출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6월 마이너스통장대출, 예·적금담보대출 등 기타대출 잔액은 165조8000억원으로 1조7000억원 증가했다.
한은은 “주택담보대출은 주택거래량 증가와 집단대출의 영향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6월 서울아파트 거래량은 1만2000호로 4월(8000호), 5월(1만호) 보다 점차 거래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도 667조 5000억원으로 전월보다 6조6000억원(주택금융공사 모기지론 양도분 포함)늘면서 증가세를 지속했다.
지난해 6월(8조1000억원)과 비교하면 1조5000억원 감소했지만, 2010~2014년 6월 평균 증가규모가 3조원 가량인 점을 고려하면 예년보다 크게 확대된 수준이다.
다만 기업이 은행에서 빌린 돈은 감소세로 전환했다.
6월 은행 기업대출은 3조3000억원 증가를 보인 5월과 달리 1조2000억원 감소 전환했다.
기업이 분기말 기업 부채비율을 관리하기 위해 여신을 갚거나 은행이 부실채권을 정리하는 등 여신 관리에 나서면서 기업 대출 규모가 축소했다.
대기업 대출은 2조9033억원 줄며 전월에 이어 감소세를 지속했고, 중소기업 대출은 1조6731억원으로 5월 3조7177억원 대비 증가 규모가 절반에 머물렀다.
김지혜 금융산업/금융IT 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