낸드플래시 고정거래 가격이 반등에 성공했다.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던 D램 가격도 보합세를 기록했다. `메모리 다운사이클이 끝이 났다`는 관측이 무게를 얻고 있다. 3분기부터 메모리 시장이 다시 호황기로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낸드플래시 주력 제품인 64기가비트(Gb) 멀티레벨셀(MLC) 제품은 5월 대비 10.89% 급등한 2.24달러를 기록했다. 낸드플래시 가격은 2014년 10월부터 계속 떨어졌다. 가끔씩 보합세를 나타내긴 했지만 가격은 오르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낸드플래시 가격이 약 20개월 만에 오른 이유는 PC, 서버에 탑재되는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채택이 확대되고 있는 데다 물량 확대가 크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모바일 기기에 탑재되는 낸드플래시 저장 용량이 증가 추세를 보이는 것도 이유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6월 말 DDR3 4Gb D램 고정거래가격은 전월과 동일한 1.25달러로 보합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D램 현물가격이 6월 초순부터 계속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3분기에는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전문가들은 D램 가격의 안정세 이유를 수요보다 공급에서 찾고 있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모두 차세대 공정 제품 비중을 적극 확대하지 않았거나 못했다는 얘기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와 SK하이닉스의 2분기 영업이익을 각각 2조원대 중반, 4000억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2분기 시장 예상치를 밑돌 것이란 추정이 나왔다. 그러나 6월 들어 실적이 호전되고 있음을 확인하곤 예상치를 올려 잡고 있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D램 시황은 안정을 되찾는 모양새고, 낸드플래시는 일부 물량 부족 사태까지 보이고 있다”면서 “하반기 메모리 업계 실적 회복세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하반기 실적 회복에 성공하면 메모리 시황은 다시금 호황 국면을 맞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메모리 시황 악화로 확인한 건 국내 업체와 미국 마이크론 간 기술 격차다. 삼성전자는 영업이익이 일부 감소하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이익률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 역시 매 분기 수천억원대의 이익을 올렸다. 마이크론은 2016 회계연도 2분기(2015년 12월~2016년 2월)의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회계 기준 48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마이크론이 분기 적자를 낸 건 2013년 3분기 이래 11분기 만이다. 마이크론은 3분기(3월~5월)에도 7900만달러의 순적자를 냈다. 한 전문가는 “국내 기업과 마이크론의 메모리 공정 기술 격차는 1년에서 최대 2년까지 벌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