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금융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C등급을 받았다.
평가단은 1년 전만 해도 산은에 A등급을 줬다가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성과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등급을 뒤늦게 두 단계 내리는 등 뒷북을 쳤다.
30일 금융위원회는 5개 금융 공공기관의 지난해 경영실적을 평가한 결과를 공개했다.
평가는 민간위원으로 구성된 경영예산심의회와 경영평가위원회가 맡았다.
평가 결과 S에서 A∼E까지 6개 등급이 매겨지며, 평가에 따라 성과급을 차등 지급한다.
산업은행의 평가 등급은 1년 만에 A등급에서 C등급으로 두 단계 떨어졌다. 수출입은행은 B등급에서 C등급으로 내려왔다.
금융위는 산은과 수은이 일자리 창출기업 지원, 창조경제 지원 등 정책금융 지원 실적이 양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경영 정상화 지원과 조선·해운 등 취약산업지원 노력 등의 주요 정책 실적이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경영평가에서 A등급을 받은 기관장은 연봉의 120%를, 직원은 월봉의 200%를 성과급으로 받는다.
산은은 2014년 경영평가를 바탕으로 올해 높은 성과급을 받았으나 내년 성과급은 기관장의 경우 연봉의 30%, 직원은 월봉의 110%로 줄어들게 된다.
C등급까지 성과급을 받을 수 있고, D·E 등급은 한 푼도 받지 못한다.
5개 금융 공공기관 중 기업은행의 경영평가 결과가 A등급으로 가장 높았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대출 목표를 118.2% 초과 달성하는 등 중소기업금융 확대를 위해 노력한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은 B등급을 받았다. 두 기관 모두 2014년 등급이 그대로 유지됐다.
한국거래소는 2014년 이후 공공기관에서 해제됐으나 협약서에 따라 경영평가 등급은 계속해서 받고 있다.
거래소는 독점적 지위를 바탕으로 상장기업과 투자자를 위한 적극적인 서비스 개발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러나 상장 유치 실적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다.
예탁원은 신규 서비스 개발이 지연되고 있지만, 전자증권제도 도입을 위한 실무작업을 충실히 진행한 점을 인정받았다.
금융위는 산은·수은이 전면적인 조직·인력 진단을 받아 근본적인 쇄신안을 마련해 이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평가단은 내년 경영평가 때 산은·수은 쇄신안에 대한 적절성과 이행 여부를 평가할 계획이다.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등급 추이(자료-금융위원회)>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