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디스플레이 산업 패러다임이 액정표시장치(LCD)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바뀌고 있는데 한국의 공정기술은 여전히 LCD가 중심이다. 공정 기술을 혁신하지 않으면 경쟁서 뒤처질 것이다.”
28일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주최한 `OLED 산업의 현재와 미래` 정책 토론회에서는 차세대 OLED를 위한 공정 기술 혁신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공통적으로 지적됐다. LCD보다 상대적으로 중소기업 진입장벽이 높은 만큼 중견·중소기업 연구개발(R&D)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정책 필요성도 제기됐다.
OLED는 기존 LCD 공정과 전혀 다른 새로운 기술이 필요하다. 기판은 유리에서 플라스틱으로, 소재는 실리콘에서 산화물로 바뀐다. 진공 기반 장비는 비진공으로, 노광기는 프린팅 등 용액 기반 장비로 대체된다.
박영호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디스플레이 PD는 “현재 사용하는 OLED 공정은 캐리어 유리를 사용하는 등 기존 TFT LCD 공정과 상당히 유사하다”며 “지금 방식은 플렉시블 OLED 시대에 최적화되지 않아 새로운 기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현재보다 생산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면서도 화질과 성능을 개선할 수 있는 공정 기술 혁신이 있어야 OLED 시대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택민 한국기계연구원 인쇄전자연구실장은 기존 증착기술보다 생산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롤투롤 기술 연구개발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국내 중견·중소기업에서 롤투롤 기술을 이용한 OLED 조명용 장비와 TFT 개발 사례가 다양하다”며 “차세대 OLED 제조를 위해 롤투롤 원천 핵심기술을 확보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토론 참가자들은 혁신 공정기술 개발 중요성과 중견·중소기업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현재 우리나라가 세계 OLED 시장의 약 97%를 점유하고 있지만 적극적인 지원 없이 2~3년만 정체하면 중국 등 후발주자의 거센 추격에 따라잡힐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정익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스마트I/O플랫폼 연구부장은 “잠깐이라도 지체하면 바로 경쟁에서 뒤쳐지는게 디스플레이 산업 특성인 만큼 현재 직면한 거센 도전을 물리치려면 공정과 소재 혁신이 필수적”이라며 “소재와 공정을 별도로 다루지 말고 함께 개발하되 부처간 협력해 공동 과제를 발굴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어떤 기업·대학·연구소든 신기술을 마음껏 테스트할 수 있는 공정 인프라가 필요하다”며 “정부가 지원해 공동 테스트 구심점을 마련해준다면 OLED 연구개발 참여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제안했다.
최영대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 상무는 “부품·소재·장비를 별도로 다루지 말고 유관 분야 연구진을 집결해 동시에 기술 개발하는 형태로 연구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견·중소기업이 OLED 산업에 활발히 참여할 수 있는 지원책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문용 지제이엠 대표는 “플렉시블 OLED는 기술개발이 어렵고 당장 성과창출이 쉽지 않아 중소기업이 투자하기 어려운데다 경제 여건상 적극적인 연구개발도 쉽지 않아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도 쉽게 진입하기 힘든 상황”이라며 “응용분야가 다양해 성장 가능성이 높은 분야인 만큼 정부의 정책적 지원과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