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대한민국 미래성장동력]<2>고기능 무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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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개발한 틸트로터 무인기 TR-60.

# 서울에 사는 김준호 씨는 산간벽지에 홀로 사시는 어머니로부터 급한 전갈을 받았다. 혈압약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약은 구입했지만, 문제는 교통이 불편해 버스가 들어가지 않는 지역인데다, 그렇다고 차를 끌고 한밤중에 갈수 있는 처지도 아니라는 것이다. 김 씨는 마침 뉴스에서 본 드론 택배 얘기를 떠올렸다. 우체국으로 달려가 택배를 요청했다. 드론 덕에 당일 배송이 가능하다는 얘기를 듣고 한숨을 돌렸다.

먼 미래 얘기가 아니다.

올해부터 범부처 지원 및 협력으로 도서·산간 등 물류배송 취약지역 대상 무인기를 이용한 택배 시스템 실증 및 시범운영이 시작된다. 조만간 현실화할 전망이다.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고기능 무인기 사업은 세계 3위권 무인기 글로벌 리더 도약이 목표다.

ICT와 융합한 공공·산업용 고기능 무인기 원천기술 및 저고도 드론 교통관리 모델 개발, 제품·서비스 개발, 유·무인기 통합운영 시스템 개발 등이 핵심이다.

추진 전략은 △선도·융합기술, 현장 맞춤형 기술 개발 △유망수요 분야 실증 사업을 통한 비즈니스모델 발굴 △개발에서 운용까지 제품 전주기형 인력양성 및 교육체계 구축 △종합 테스트베드 확충과 3차원 정밀지도 제작 △신산업 발전 규제 애로 사항 개선 및 관련 제도 정비 등이다.

기반 구축을 위한 진척도 보인다.

지난해 정부는 12월 무인기 규제 프리존으로 전남 고흥을 지정했다.

고흥은 국내 유일 항공센터를 비롯한 항공시험평가 시설, 700m 활주로, 3100만㎡에 달하는 간척지, 고분자 융복합소재센터 등을 보유하고 있다.

시범사업을 진행할 전용 공역도 전국 5곳이 지정됐다. 전남 고흥, 강원 영월, 대구 달성, 부산 해운대, 전북 전주 등이다.

그간 성과로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이 전기동력 태양광 무인기 EAV-3를 개발했다. 지난해 국내 처음 성층권 비행에 성공하는 개가를 올렸다. 확장날개를 장착한 틸트로터형 무인기 개발 및 유인항공기 무인화를 통한 부품시험 등에도 들어갔다.

올해 정부는 총 499억원을 투입해 무인기 개발에 나선다.

정부는 시장에서 다양한 상품·서비스가 창출될 수 있도록, 서비스 실증 테스트베드를 마련하고 규제·제도를 정비하는 등 공통·원천기술 개발을 지원할 계획이다.

감시·배송 등 유망분야 실증, 국가 종합 비행성능시험장 확충, 3차원 정밀지도 시범 구축, 무인기 사업범위 확장을 위한 규제의 네거티브 방식 전환 등이 올해 중점 추진된다.

또 중소기업 중심 민간 경쟁력 강화를 위한 R&D 지속 지원, 차세대 무인이동체 원천기술 개발 착수 등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구체적인 기술로는 무인기의 항공기 공역진입을 위한 충돌회피 기술개발, 소형 무인기 기반 기술로 안전성 향상 및 난조건 운용 등과 관련한 기술 개발 및 확산, 자율협력형 무인이동체 등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중장기 투입 예산은 유동적이긴 하지만, 대략 2017년 1500억원, 2018년 1600억원, 2019년 1200억원, 2020년 800억원 등 총 5000억원 이상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창조과학부와 조달청은 올해부터 `공공조달 혁신(Public Procurement Innovation)` 시범사업 형태로 기술개발 지원과 공공조달을 결합한 `공공수요 맞춤형 드론기술개발`도 추진한다. 이에는 취미용 외에 고사양 임무형 드론 초기 시장을 열어 혁신적 드론 중소벤처기업을 육성하려는 의지가 담겨 있다.

◆김응태 고기능무인기 단장(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항공연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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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기준 7개 부처 무인기 개발 과제 현황을 들여다보면, 총 63개 과제에 358억원이 투입되고 있습니다. 과제당 평균 5.7억원꼴로 예산이 배분되는 셈입니다.”

김응태 고기능무인기 단장(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항공연구본부장)은 “무인기 개발과제는 출연연구기관이 48%, 중소〃중견기업이 26%를 차지한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과제를 면밀히 들여다보면, 미래부가 기술개발연구중심 R&D과제를, 산업부가 시스템 장치 및 장비 등 산업기반조성, 국토부가 인프라구축 및 규제정비 쪽으로 가닥이 잡혀 있다.

김 단장은 다만, 국가과학기술심의위원회 지적을 들어 무인기 기체와 운용기술, 무인기 활용을 위한 핵심기술 개발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으나 다른 분야와 연계성은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국방부문과 민간부문, 지자체 등의 무인기 관련 R&D현황 및 사업화 계획 공유와 기술로드맵 공유를 통한 국가 R&D효율성 제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 단장은 “고급인력 양성과 중장기 관점 무인기 산업 생태계 육성을 위한 구심점이 취약하다”며 “무인기 제어용 주파수 할당이나 무인비행장치 안정성 검증 시범사업, 무인기 산업특구지정 등을 통합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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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드론쇼 코리아` 내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부스/사진=벡스코 제공

대전=박희범 과학기술 전문기자 hb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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