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정보와 비트(bit)로 대표되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로 접어들었다. 4차 산업혁명은 사람과 사물, 세상의 모든 것을 인터넷으로 실시간 연결하는 데 그 중심에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020년까지 약 200억대 기기가 연결되고 관련 시장은 수십 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사물인터넷은 초연결사회를 구현하는 핵심 기술로써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돼 인류에게 과거에 누리지 못했던 편익을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해외에서는 사물인터넷을 국가 전체 생산성을 높이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신성장동력으로 인식해 시장 선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은 국가정보위원회(NIC)가 2008년에 사물인터넷을 국가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6대 혁신 기술 중 하나로 선정했다. 백악관은 대통령 혁신 전문가 프로그램 일환으로 2013년 12월부터 `스마트아메리카 챌린지(SmartAmerica Challenge)`를 시작했다.
미국 연방 상원은 2015년 3월에 사물인터넷 국가전략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22일 기준 법률 분석 서비스 피스컬노트에 의하면 이 법안을 대표 발의한 뎁 피셔(Deb Fisher) 의원은 100명의 상원의원 중 11번째로 큰 영향력을 갖고 있다.
`경제발전 및 소비자 권한 강화를 위한 사물인터넷 전략에 대한 상원의 의견`이라는 제목의 이 결의안은 미국이 사물인터넷 분야에서 세계 주도적 역할을 추구해야 한다는 인식을 전제로 한다. △사물인터넷 개발을 지원하는 국가적 전략 수립 △악용에 대비한 책임성 있는 보호정책을 마련함과 동시에 사물인터넷 개발과 활용을 우선시 하는 정책 수립 △다양한 이해관계자 간 합의에 기반을 둔 모범 관행 및 소통의 중요성 인식 △정부의 효율성 증진을 위한 사물인터넷 활용 의무화 및 낭비·부정·오용의 방지 △사물인터넷을 통한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혁신가의 헌신 등의 내용을 담았다.
이런 정책 일환으로 올해 3월 미국 연방 상원에서는 `사물인터넷 혁신과 성장 도모법(Developing Innovation and Growing the Internet of Things Act)`이 발의되기도 했다.
사물인터넷 성장과 그로 인한 초연결사회 확장은 곧 개인정보 유출 및 보안 위험성이 더욱 커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과 사물, 세상이 무제한적으로 연결되고 수집〃처리되는 정보 양이 폭발적으로 증대될수록 개인 사생활이 침해될 가능성도 커진다.
피스컬노트에 의하면 미국에서도 사물인터넷 성장과 이를 위한 규제 완화에 초점을 맞춘 법안이 주로 다뤄졌을 뿐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해서는 적극적 입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는 미래 신산업 분야로 사물인터넷을 지정하고 대대적인 육성과 규제완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 5월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는 세계 최초의 IoT 전용 전국망을 구축할 계획을 밝혔다.
지난 3번의 산업혁명과 달리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우리나라가 새로운 산업혁명 리더가 될 수 있는지는 이제부터 정부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 형식적 규제완화가 아닌 사업자가 실감할 수 있는 혁명적 규제완화가 이뤄진다면 우리나라 사물인터넷 기술이 세계를 누빌 날도 멀지는 않다.
법무법인 세종 백대용·권솔 변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