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이 생산직 현장사원(이하 현장직)에 성과급제를 도입한다. 노동조합이 있는 대기업 가운데 현장직 성과급제를 도입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그룹과 재계 전반으로 확산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LG이노텍은 16일 현장직 전원을 대상으로 연공 중심의 호봉제를 폐지하고 그동안 사무·기술직에만 적용해온 성과·역량기반 인사제도를 확대 도입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기존 호봉제를 받아온 현장직 4332명을 포함한 LG이노텍 전 직원(8344명)이 성과급제로 100% 전환됐다.
이번 인사 개편 골자는 현장직원에게도 근속연수가 아닌 성과에 따라 차등 보상하겠다는 것이다. 기본급을 보장하면서도 성과와 역량에 따라 임금인상률을 차등 적용하고 우수 성과자에게는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내용이다.
새로운 기준에 따르면 우수 성과자는 최대 연봉의 30%까지 더 많은 임금을 인센티브로 받을 수 있다. LG이노텍은 기존 호봉제로는 변화된 제조 환경과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할 수 없다고 판단, 이번 개편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노조는 기존 인사제도를 유지하자는 입장이었으나 회사 측과 토론, 세미나, 벤치마킹 등을 통해 입장 차이를 좁혔다. 평가 공정성 등 우려를 해소할 보완책을 마련한 뒤 최종 시행하기로 합의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평가에 대한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생산 현장 팀장과 임원이 참여하는 `공정평가위원회`를 운영하고 평가결과에 동의하지 않는 경우 이의신청제도를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며 “현장 직원들이 창출하는 성과가 제대로 평가 받을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뒷받침했다”고 전했다.
LG이노텍의 이번 인사제도 개편은 업계에 적잖은 파장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그동안 노조가 결성되지 않은 일부 대기업에서 현장직 대상으로 인센티브제와 호봉제가 혼합된 형태의 성과주의 인사제도를 운영한 적은 있었다.
하지만 노조가 있는 곳에서 호봉제를 전면 폐지하고 100% 성과주의 인사체계를 도입한 것은 처음이다. LG그룹 내에서도 현장직 대상 호봉제 폐지 및 성과급제 도입은 LG이노텍이 처음 하는 것이어서 다른 계열사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아울러 최근 공공기업을 대상으로 도입을 추진 중인 성과연봉제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뜨거운 상태여서 민간 기업 확산 신호탄이 될 이번 LG이노텍 호봉제 폐지에 대한 노동계 대응도 관심이다.
(자료: LG이노텍)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