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 GCF 이행기구 승인 `카운트 다운`

한국수출입은행이 녹색기후기금(GCF) 이행기구 최종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이달 말 이사회에서 이행기구 승인이 유력하다. 인천 송도 사무국 유치, 정부 인사의 GCF 사무국 진출 확정에 이어 이행기구 배출까지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명실상부한 GCF 주도국으로 입지를 굳히게 된다. 차기 사무총장 선임에도 국내 인사 진출 가능성이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

14일 GCF와 정부에 따르면 수은은 GCF 이행기구 승인을 위한 1차(사무국), 2차(인증패널) 심사를 통과해 최종 이사회 심사만 남겨뒀다. 오는 28일부터 사흘간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GCF 13차 이사회에서 승인을 받아 이행기구로 활동을 시작할 전망이다.

이행기구는 GCF에 사업을 제안하고 재원 지원을 받아 사업을 수행하는 기관이다.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총 33개 기관이 이행기구로 승인 받아 활동하고 있다. 국내 기관은 아직 한 곳도 이행기구로 승인받지 못했다.

수은은 지난해 6월 국내 기관 중 처음으로 GCF 이행기구 승인을 신청했다. 이번 이사회에서 승인되면 1년 만에 결실을 거두는 셈이다. 수은은 심사 지연으로 애를 태웠지만 꾸준한 대응으로 까다로운 GCF 사무국 심사와 인증패널 심사까지 모두 통과했다. 그동안 1, 2차 심사를 통과한 후 이사회 심사에서 떨어진 사례는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행기구 승인은 무난할 전망이다.

28일부터 송도에서 열리는 13차 이사회에서 GCF는 우리나라 수은을 비롯해 서부아프리카개발은행(BOAD), 카리브개발은행(CBD), 하스뱅크(XacBank), 독일국제협력공사(GIZ)를 이행기구로 승인할 전망이다. 이로써 이행기구는 총 38개로 늘어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최종 결과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면서도 “이행기구 후보가 이사회 심사에서 떨어진 사례는 없었다”고 말했다.

첫 이행기구 배출은 우리나라에 의미가 남다르다. 사무국을 유치하고, 우리 제안 사업이 GCF 최초 사업으로 승인받는 등 다양한 성과를 냈지만 정작 사업을 주도하는 이행기구가 없어 `속 빈 강정`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수은이 이행기구로 승인 받으면 우리나라 정부·기업의 개도국 대상 녹색사업이 크게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된다. 산업은행까지 14차 이사회에서 이행기구로 승인 받으면 운신의 폭이 훨씬 넓어진다.

GCF내 한국인 활동 확대도 기대된다. 정부는 연내 정부 인사를 GCF 사무국으로 파견할 계획이다. 조만간 공모절차가 시작된다. 사무국에 파견되는 인사는 정부와 GCF간 가교 역할을 하게 된다.

차기 GCF 사무총장 선임에도 관심이 쏠린다. 헬라 체크로흐 GCF 초대 사무총장은 9월로 3년 임기를 마무리하고 자리에서 물러난다. 우리나라는 사무국 유치국인 만큼 후임 사무총장으로 한국 인사가 선임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GCF는 사무국은 후임 사무총장 선임을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 중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아직 GCF 사무총장 모집 공고를 시작하지 않은 만큼 이번 13차 이사회에서 선임이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일 경제정책 기자 ysi@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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