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첨단 반도체 패키징 사업 첫 진출

삼성전자와 협력 FoWLP 기술 개발…“애플 물량 뺏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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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와 삼성전자는 패널레벨패키지(PLP:Panel Level Package) 방식으로 FoWLP를 구현한다. (사진 일본 J-디바이스)

삼성전기가 첨단 반도체 패키징 시장에 뛰어든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와 협력해 인쇄회로기판(PCB) 없이 칩 패키징이 가능한 팬아웃웨이퍼레벨패키지(FoWLP) 기술을 개발한다. 삼성전자는 이 기술을 사전에 완성하지 못해 고객사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삼성전기와 협력해 고객사 요구에 적극 대응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삼성전기는 패키징 사업 진출로 PCB 출하 감소량을 만회할 방침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천안 삼성디스플레이 노후 액정표시장치(LCD) 생산용 3라인, 4라인을 이관 받아 반도체 패키지 공장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는 대규모 삼성전기 인력과 삼성전자 시스템LSI 연구진 다수가 참여한다. 삼성전기가 반도체 패키징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외 패키지 장비 업체에 발주도 냈다. 첫 장비는 8월에 입고된다. 연말까지 양산성 검증을 마친 뒤 내년 초에는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는 AP에 붙는 전력관리IC(PMIC)를 삼성전기에 맡겨 FoWLP로 패키징한다. 추후 AP와 무선주파수(RF) 분야 칩으로 패키징 범위를 확대한다. 삼성전기는 1기 라인 가동 이후 2기, 3기 라인도 꾸미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팬아웃은 패키징 전 단계인 반도체 칩(Die)에서 입출력(I/O) 단자 배선을 바깥으로 빼 패키지 단에서 I/O를 늘리는 기술이다. 공정 미세화로 칩 면접이 좁아지면서 I/O 단자 수를 늘리는 것이 어려워졌다. I/O 때문에 칩 사이즈를 늘려야 하는 일이 생기면 안 되기 때문에 최근 팬아웃 패키징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패키지용 PCB가 필요 없다. 원가를 크게 낮출 수 있고, 마지막 패키지 면적도 줄이는 것이 가능하다. 삼성전기가 패키징 사업에 직접 나서게 된 배경도 패키지용 PCB의 수요 감소 등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애플은 아이폰7용 AP인 A10 칩에 TSMC의 FoWLP 기술인 InFO(Intgrated Fan Out)를 적용키로 했다. 대만 TSMC는 이 기술을 확보해 차세대 애플 칩 물량 확보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은 AP 외에도 안테나스위칭모듈(ASM)용 칩에 FoWLP 패키징 기술을 적용한다. 이를 위해 일본 ASM 칩 공급사와 외주 반도체 패키지 테스트 업체에 발주를 냈다. 이는 앞으로 FoWLP 패키징 수요가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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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와 삼성전자는 패널레벨패키지(PLP:Panel Level Package) 방식으로 FoWLP를 구현한다. TSMC는 동그란 지지 기판 위에 가공된 웨이퍼를 잘라 칩을 올린 뒤 패키지 재배선(RDL) 작업을 한다. PLP는 네모난 지지 기판 위로 칩을 올려놓고 작업하는 것이 차이다. 삼성디스플레이 3, 4라인에 있던 노후 액정표시장치(LCD) 생산장비(노광 등)가 삼성전기 PLP 방식 FoWLP 공정에 재활용될 전망이다. 대면적 공정으로 TSMC보다 낮은 원가를 달성하는 것이 삼성 측의 목표다. 삼성전기 외 일본 패키지 업체 J-디바이스도 PLP 방식 FoWLP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기는 이번 신사업 진출로 패키지용 PCB 사업 매출 감소세를 보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그룹 차원으로 보면 계열사 간 협력으로 애플 물량을 TSMC에서 빼앗아 오겠다는 포부를 내비친 셈”이라고 분석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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