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헬로비전 조세포탈 혐의 조사...합병 영향에 업계 `촉각`

CJ헬로비전이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SK텔레콤과 합병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집중된다.

기업가치를 고의로 부풀린 것이 사실로 드러나면 합병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으나, 가벼운 위법 행위인 경우 자료보정 정도로 끝날 수도 있다. 합병 찬반전도 다시 달아올랐다.

8일 통신방송업계와 경찰에 따르면 CJ헬로비전은 조세포탈과 분식회계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CJ헬로비전 지역방송사가 허위로 비용을 부풀리고 거액의 세금을 탈루한 정황을 포착했다. 포탈 금액이 2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규모 부정에 본사가 개입했을 것으로 보고 관할 세무서를 통해 CJ헬로비전 과세자료를 확보했다.

업계는 경찰 조사가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 합병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우선 방송의 특수성 때문에 범죄 혐의가 중요한 인가심사 잣대가 될 것이라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정부는 방송 면허 허가와 재허가 심사에서 범죄 전력을 중요하게 고려한다. 정부가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기로 하면 전체 인가 심사 기간이 늘어날 수 있다. 이미 6개월을 넘긴 인가심사가 더 길어진다는 것 자체가 SK텔레콤으로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인수합병 심사 서류를 다시 제출하거나 자료를 보정해야 할 수도 있다. 가장 중요한 회계자료 내용이 달라진다면 지금까지의 정부 판단이 전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법 위반이 중대하면 자료를 전부 다시 제출하고, 경미하면 일부 수정을 가해야 한다.

합병 반대 측에서는 서류 수치가 달라진 만큼 합병 자체를 불허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밖에 CJ헬로비전 기업가치 하락과 이에 따른 주주 소송전, SK브로드밴드 재무 위험성 증가 등도 합병 심사에 영향을 미칠 요소로 거론된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수사에 성실히 임해 적극적으로 해명하고 소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CJ헬로비전 혐의가 사실로 드러났는데도 SK텔레콤이 계약을 취소하거나 해지하는 등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주주에게 입힌 손실과 관련해 업무상 배임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작년 M&A 협상 과정에서 실적 부풀리기 정황과 그에 대한 내부 조치가 있었다는 설명을 CJ 측으로부터 들었다”고 설명했다. 인수합병 이전에 비리 사실을 인지했다는 의미다. 이어 이 관계자는 “CJ 측 조치가 있는 만큼 M&A에 미치는 중대한 하자는 아닌 것으로 이해했으며 그런 상황을 감안해 계약이 이뤄졌다”면서 “수사가 시작됐으니 그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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