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페이스북 게임서비스 부활…태풍? 미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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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이 국내 서비스를 시행하면 가장 먼저 수혜를 보는 곳은 글로벌 게임업체다. 2014년 8월 서비스를 중단하기 전까지 킹이 출시한 `캔디크러시사가`는 한국 페이스북 이용자에게 가장 인기 높은 게임의 하나였다.

국내 게임사들은 일단 관망세다. 하지만 캐주얼게임에서 히트작이 나올 가능성이 제기된다.

2016년 현재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은 하드코어 롤플레잉게임(RPG)으로 매출 상위권이 굳어졌다. 카카오가 최근 `프렌즈런` 등으로 라인업을 늘렸지만 캐주얼게임은 찾아보기 쉽지 않다.

온라인게임도 `리그오브레전드` `오버워치` `서든어택` `피파온라인` 등 진입 장벽이 다소 높은 게임 위주로 점유율 상위권을 형성했다.

라인업이 부족하다고 해서 이용자가 없는 것은 아니다. 나스미디어의 2014년 조사에 따르면 모바일 플랫폼 장르별 이용 비중에서 캐주얼게임이 55.4%로 RPG(30.7%, 중복 답변 허용)보다 높았다.

김윤상 게임넥스트웍스 대표는 “페이스북 게임 서비스 재개가 국내 게임 산업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당장은 제한될 것”이라면서 “다만 글로벌 게임사들이 페이스북용으로 제공하는 게임을 PC나 모바일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변수”라고 분석했다.

캐주얼게임들이 마케팅 파급력이 강한 페이스북에서 자리 잡으면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예를 들어 캔디크러시사가 같은 게임이 한국에서 인기를 끌면(경쟁관계라고 볼 수 있는) 애니팡류 게임들이 이를 주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 덧붙였다.

플랫폼사들도 페이스북의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미 자리를 잡은 애플과 구글보다는 올해 들어 게임 사업에 의욕을 보이고 있는 카카오가 경쟁자로 지목되고 있다.

카카오는 아직 캐주얼게임 매출 비중이 높다. 소셜네트워크 기능이 강한 데다 최근 모바일게임을 PC로 즐길 수 있는 에뮬레이터 `NOX`를 도입하는 등 여러 부분에서 페이스북 게임 비즈니스와 겹친다.

카카오 관계자는 “페이스북이 어떤 형태의 게임 사업을 해야 할지 구체화하지 못해서 입장을 내놓기 어렵다”면서도 “일단 예의주시하되 카카오게임 플랫폼 영향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해서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국내 게임사들이 안드로이드(구글), iOS(애플)에 리소스를 집중하는 것은 페이스북 게임이 거쳐야 할 난관이다. 페이스북용 게임을 만들고 운영할 인력 및 물자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2016년 현재 대부분의 한국 게임사들은 안드로이드, iOS 순으로 개발 비중을 두고 있다. 최근 양대 마켓의 동시 오픈 사례가 늘고 있지만 대부분 전략상 점유율이 90% 넘은 안드로이드 시장을 먼저 노리고 있다.

이를 타개할 페이스북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광고 및 마케팅 영향력이다. 게임사들이 주목하는 것도 바로 이 점이다.

국내 게임업계는 페이스북이 한국 서비스를 중지한 시기에도 페이스북용 게임을 꾸준히 만들어 왔다. 미투온, 더블유게임즈 등 소셜카지노 게임을 주력 사업으로 하는 회사를 대표로 들 수 있다. 10명 이하의 국내 소형 게임사와 스타트업 가운데 소셜카지노와 캐주얼게임을 결합한 게임을 개발하는 곳도 적지 않다.

이른바 `사행성 게임`은 만들지 않지만 간단한 게임 룰을 기반으로 강력한 비즈니스모델(BM)을 붙인 게임을 만드는 것이다.

한 소셜카지노 개발사 임원은 “페이스북이 캐주얼게임 제작에 광고, 마케팅 등을 지원한다면 투자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한 게임업체 사장은 “지금 시장 환경은 2014년보다 훨씬 복잡해졌다”면서 “페이스북 지원 범위에 따라 의외의 비전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글로벌 진출도 페이스북이 국내 게임사에 제시할 수 있는 장점이다. 페이스북은 북미, 유럽 등 아직 한국 게임사 진출이 활발하지 않은 곳에 막강한 인프라와 영향력을 갖춰 놓았다. 국내 게임업계가 글로벌 진출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가장 매력 넘치는 파트너의 하나다.

대형 게임사 관계자는 “페이스북은 게임 콘텐츠와 광고를 직접 연결, 온라인에서 가장 효율 높은 마케팅 도구”라면서 “페이스북이 한국에서 비즈니스 접점을 늘리면 중소 개발사는 물론 대형 기업에서도 이를 적극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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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페이스북 국내 게임서비스 중단·재개 일지 자료:국회, 게임위, 페이스북 종합

표2> 페이스북 국내 게임 서비스 재개에 따른 게임 플랫폼사 반응 자료:업계 종합

표3>페이스북 국내 게임 서비스 재개에 따른 게임개발사 반응 자료:업계 종합

[이슈분석] 페이스북 게임서비스 부활…태풍? 미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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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