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옷에 붙여 입을 수 있는 `전자섬유`를 개발했다. 이 기술을 응용하면 입고 다니는 컴퓨터나 심박수 등을 측정하는 건강 모니터링 센서를 개발할 수 있다.
고흥조 광주과학기술원(GIST) 교수팀은 `인공 섬모구조`를 이용해 접착력을 높여 옷 등에 부착할 수 있는 전자섬유 제작 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게재됐다.
전자섬유는 실제 옷처럼 유연하면서 전기가 흐르는 물질을 말한다. 전자섬유는 반도체 공정을 통해 소자를 만든 뒤, 직물에 인쇄하는 방법으로 만들어진다. 전자섬유를 실제 옷처럼 입을 수 있으려면 사람이 움직이거나 마찰이 생겨도 직물과 소자가 붙어있을 수 있도록 접착력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연구팀은 수 마이크로미터(㎛) 두께의 고분자 유연기판 주변에 짧은 털 모양의 `인공 섬모구조`를 만들어 직물 표면을 감싸도록 만들었다. 또 인공 섬모 주변에 매우 적은 양의 접착제를 사용해 직물 고유의 특성은 살리면서 전자섬유로 사용할 수 있는 접착력을 확보했다.
연구팀이 전자섬유의 전기적 성능을 살펴보기 위해 실제 연구원의 셔츠에 전자섬유를 붙이고 생활하도록 한 결과, 일상적인 움직임에도 제 기능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섬유를 1만 번 잡아당기는 실험과 세제를 풀어 놓은 물에 20분간 담갔다가 30분 동안 씻어내고 건조하는 실험에서도 전자섬유는 특성을 그대로 유지했다.
고흥조 교수는 “단순한 구조의 소자 응용에 국한되어 온 기존 전자섬유의 기술에서 한 걸음 나아가 고성능·고집적 소자들을 직물 등 여러 복잡한 표면에 손쉽게 부착 할 수 있게 된 것” 이라며 “앞으로 입기에도 편리한 웨어러블 디스플레이와 건강·환경 모니터링 센서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