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디에스, 화장품 시장 진출 등 이업종간 합종연횡 눈에 띄네

박찬중 코디에스 대표는 지난 1일 파리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한국과 프랑스 수교 130주년을 맞아 마련된 경제협력 프로그램에 참여하기 위해서다.

이번 출장에 만날 경제계 인사는 본업인 충전기나 디스플레이 검사장비 관련 회사 임원이 아니다. 랑콤, 로레알 등 세계적 화장품 브랜드 기업 임원을 만나는 게 목적이다.

지난달 30일 화장품 제조사 마린코스메틱을 인수하면서 회사를 널리 알리려는 것이다. 화장품과 IT제조업이란 이질적 두 요소에서 시너지를 찾는 발걸음인 셈이다.

Photo Image
박찬중 코디에스 대표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조합으로 성장을 모색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코디에스가 대표적이다. 코디에스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검사장비와 전기차 충전기 제조업체다. 마린코스메틱을 인수하면서 화장품 사업에 뛰어들었다.

박 대표가 마린코스메틱 인수에 관심을 가진 것은 공급처가 탄탄한 주문자상표제조방식(OEM) 업체란 점이다. 마린코스메틱은 지난 2003년부터 아모레퍼시픽, 에뛰드에 화장품을 공급했다. 지난해 매출 304억원, 당기순이익 11억8000만원을 기록했다.

주요 제품은 파우더류, 립, 락카, 펜슬 등 색조화장품류로 전문성을 확보했다. 해양 원료를 기초로 한 제품이 주력이다.

마린코스메틱은 경북 김천산업단지에 대지면적 9917㎡, 건축면적 4541㎡ 규모로 공장과 부속동을 연내 완공한다. 이렇게 되면 제품 생산량이 연간 500만개로 확대된다.

Photo Image
코디에스가 김천산업단지에 연내 완공하는 마린코스메틱 공장 조감도.

자체 브랜드 화장품 출시 계획도 밝혔다. 중국과 동남아시아 시장이 타깃이다.

박 대표는 “프랑스 방문 목적 가운데 하나는 화장품 공급업체 확대는 물론이고 B2C 영역 진출 탐색 목적도 담았다”며 “자체 브랜드로 시장에서 승부하는 것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전자부품 소재 업체 이녹스가 자전거 회사인 알톤스포츠를 인수하면서 마케팅 행보에 적극 나서는 것도 눈에 띈다.

인쇄회로기판과 반도체 소재 기업인 이녹스는 지난해 알톤스포츠를 인수했다. 배우 박신혜를 모델로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선 데 이어 최근 캐릭터 및 완구제조업체 손오공과 손잡고 판촉행사를 추진한다.

11일까지 손오공 직영 물류창고인 인천 NKG북항물류센터에서 손오공, 마텔, 알톤스포츠 제품을 할인하는 행사다. 캐릭터 자전거 상품과 자전거 용품, 완구가 판매 대상이다.

Photo Image

이원진 이녹스 기획관리팀장은 “알톤스포츠와 이녹스가 서로 다른 사업을 영위하지만 서로 다른 네트워크 결합으로 사물인터넷(IoT) 분야와 개인고객대상거래(B2C) 영역에서 시너지를 내고 있다”며 “이업종 간 결합이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본업을 내팽겨치는 것 아니냐는 이업종 간 결합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증시에서 이질적인 사업 목적 추가나 기업 인수에 부정적 인식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이업종 간 융합으로 시너지를 내는 혁신사례가 등장하면서 긍정적 인식이 많아졌다”며 “이업종 결합은 혁신을 만드는 요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경민 성장기업부(판교)기자 kmlee@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