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전기자동차 충전인프라업체 밸런스파워가 중국 시장을 함께 공략할 한국 기업 물색에 나섰다. 중국 내 후발 주자로서 차별화된 제품과 기술을 한국에서 찾겠다는 것이다. 지난해 20만대가 팔리며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에서 우리 충전기업체가 입지를 넓히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밸런스파워상하이유한공사가 다음달 한국 지사인 밸런스파워코리아를 설립한다. 정보기술(IT) 분야 해외 물류 유통 사업가를 초대 대표로 선임하고 한국법인 설립에 필요한 행정 절차에 들어갔다. 이달 초 밸런스파워의 본사 기술·경영진은 한국을 방문해 전기차 충전기 전문 제작사 S, P사와 중국 규격 대응 방안을 협의했다. 한국의 중·급속 충전기와 이동형 충전기를 소싱해 하반기부터 상하이, 베이징, 칭다오에 충전기망을 구축한다.
밸런스파워는 2013년 말 상하이에서 설립돼 2014년 전기차 완속충전기와 스마트폰 연동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LET`S CHARGE)을 개발했다. 지난해 상하이 주요 건물관리 회사와 충전소 입점·운영 계약을 시작으로 상하이에만 충전소를 1000개 세웠으며, 최근까지 베이징과 칭다오에 각 300개의 충전소를 구축해 세력을 확장했다.
충전기 이용 시 과금 시스템·회원 관리 솔루션을 자체 운영하면서 지금까지 확보한 전기차 이용자 회원 수는 약 4000명에 이른다. 내년까지 이들 세 개 도시에서 1만5000명까지 회원을 늘릴 계획이다. 완속충전기(3~7㎾h) 위주의 중국 충전인프라 시장에 검증된 한국산 중·급속(20~200㎾h) 충전기와 이동형 충전기 모델을 신규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중국 주요 도시에 구축한 충전인프라에 기반을 두고 내년부터 전기버스와 전기차 렌터카 사업까지 벌인다. 중국 BYD를 포함해 미국 테슬라, BMW, 아우디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와 전기차 판매 및 충전인프라 로밍(사용자 호환성) 협의도 시작했다.
윤지혜 밸런스파워코리아 대표는 “중국 본사가 한국 업체의 급속충전기와 이동형충전기 기술뿐만 아니라 가격경쟁력까지 높게 평가했으며, 단순 제품 소싱뿐만 아니라 중국 시장 진출 파트너 관계까지 내다보고 있다”면서 “중국 본사는 이미 유력 글로벌 전기차 업체와 신차 판매 계약, 고객 서비스 모델과 선불식·월정액 요금제, 광고 모델까지 다양한 서비스를 갖추고 있어 이런 경험을 한국 업체와도 공유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