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투자업계에 진출해 25년 이상 핀테크사업을 하고 있는데 요즘은 스타트업이 아니면 사업 하기 어렵습니다. 역차별이라고 할까요. 오랫동안 자본시장 핀테크를 키워온 기업도 존중받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합니다.”
독고준 예스스탁 사장은 자본시장에 핀테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스타트업 위주로 모든 정책이 진행되다 보니 기존에 사업을 영위하던 업체는 고루한 이미지로 기억되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한다.
“스타트업이 가진 젊음과 패기는 받아들여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가야 하지만 기존 업체가 가진 개발 노하우와 영업 인프라도 계승 발전시켜야 우리나라 핀테크산업이 세계시장을 장악할 수 있습니다.”
독고 사장은 글로벌 핀테크시장이라는 큰틀을 본다면 신구업체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한다. 1991년 문을 연 예스스탁은 삼성전자 증권 투자 분석 소프트웨어 개발팀 5명이 주축이 돼 설립한 회사다. 트레이딩 솔루션을 개발해 공급하고 있다. 사업 초기 코스콤 전신인 한국증권전산에 윈도 기반 증권투자정보 시스템 V2를 개발해 공급했다. 이후 국내 각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개발하며 성장을 지속했다. 예스스탁은 한때 증권사 투자정보 프로그램 시장의 40%를 장악하기도 했다. 해외시장에도 진출해 2000년대 초반 일본 증권사에 시스템을 개발해 공급했으며, 2011년부터는 중국시장에도 진출했다.
현재 중국 160여개 선물회사 가운데 항태선물, 중기선물 등 상위 20여 곳에 시스템트레이딩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올 초 중국 증시 급락세 영향으로 시장조치가 강화되면서 잘나가던 사업이 주춤한 상황이지만 추후 규제 개선 등을 기다리며 시장에 대처한다는 방침이다.
독고 사장은 요즘 코스콤이 구축하는 오픈API에 관심이 많다. “코스콤이 자본시장 핀테크 활성화를 위해 구축 중인 오픈API가 빨리 개통되면 우리가 만든 다양한 새로운 서비스를 시험할 수 있고 여기서 성공모델을 만든다면 해외 진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예스스탁은 기존에 하던 B2B(기업간)사업 외에 개인을 상대로 한 B2C사업에도 진출한다. 25년 개발 노하우를 녹여낸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인 `웰스멘토`는 시작과 함께 투자자 관심을 받고 있다.
독고 사장은 신개념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성공을 위해서라도 오픈API의 빠른 상용화는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25년 동안 자본시장 부침을 지켜보며 핀테크 외길을 달려왔습니다. 웰스멘토 등 신성장동력을 무기삼아 회사가 지속성장하는 길을 만들어야 합니다. 빠른 시간 안에 증시에 상장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지금까지 믿고 지켜봐준 주주와 직원들에 대한 도리입니다.”
이성민 코스피 전문기자 s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