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삼성-화웨이 특허전 기선제압이 중요하다

화웨이가 삼성전자에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화웨이는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방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삼성전자가 4세대 이동통신(LTE) 표준과 관련, 특허 11건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동시에 화웨이는 중국 선전 인민법원에도 유사 내용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삼성전자는 화웨이 특허권 침해 소송과 관련해 맞소송으로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안승호 삼성전자 지식재산권(IP)센터장 부사장은 “소송을 당했는데 맞소송하는 게 맞지 않냐”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애플 특허소송에 이은 제2 글로벌 특허전쟁의 예고다.

삼성전자가 중국 업체로부터 특허 침해 소송을 당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07년과 2011년 두 차례 중국 업체로부터 제소당한 사례가 있다. 그 당시 중국 업체의 소송은 자사의 가치를 높이려는 전략 성격이 강했다. 삼성전자라는 글로벌 기업과 소송을 벌인다는 것이 이슈가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글로벌 넘버1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의 특허 소송은 단순한 문제가 아니다. 작은 기업이 글로벌 기업과 소송을 벌여 이름값을 높이겠다는 차원이 아니라는 얘기다. 화웨이의 지식재산권 전략은 `핵우산`이다. 다시 말해서 특허 공유를 통해 지재권 `보호막`을 치겠다는 것이다.

이번 소송도 손해 배상보다는 특허 공유에 더 관심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가진 특허와 화웨이 특허를 서로 공유하려는 시도라는 것이다. 지금 화웨이는 애플, 퀄컴, 에릭슨 등과 특허 공유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어쨌든 애플과 힘겨운 특허 전쟁을 치른 삼성으로서는 또 다른 특허 전쟁을 치러야 할 상황임은 분명하다. 삼성전자는 화웨이와의 특허 전쟁에 적극적인 대비가 필요하다. 혹시라도 특허 침해가 있는지 꼼꼼히 따져 힘겹게 벌어들인 돈을 배상금으로 날려 버려선 안 된다. 혹시 화웨이가 크로스 라이선스를 원한다 하더라도 칼자루는 삼성전자가 쥐어야 할 것이다.

특허 소송은 한 번 밀리면 끝장이다. 애플과의 특허 전쟁을 반면교사로 삼아 기선 제압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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