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께끼의 유령입자인 `중성미자` 질량차이 측정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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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봉 서울대 교수

국내 연구팀이 수수께끼 소립자로 `유령입자`라 불리는 `중성미자` 질량 차이를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김수봉 서울대 교수 연구팀은 원자로에서 방출되는 중성미자 파동주기를 관측해 중성미자 중 가장 가벼운 것과 가장 무거운 것의 질량 차이가 전자 질량의 약 10억분의 1 정도로 매우 적다는 것을 측정했다고 25일 밝혔다.

중성미자는 핵이 붕괴될 때나 핵융합 과정에서 방출되는 기본입자다. 워낙 작아 거의 빛의 속도로 움직이며 물질과 상호작용이 거의 없어 `유령입자`로 알려져 있다. 중성미자 질량이 너무 작아 측정이 거의 불가능하지만 중성미자 간 질량 차이를 알아내게 되면 이 입자의 질량 해답에 가까이 갈 수 있게 된다.

중성미자의 질량을 입증한 사람은 노벨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카지타 교수와 맥도날드 교수는 중성미자 진동변환 발견으로 중성미자 질량 존재를 처음으로 입증했고 2015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했다. 세 종류의 변환확률 중 두 가지를 1998년과 2001년에 측정했고, 마지막 변환확률은 국내 원자로 중성미자 변환 실험인 리노(RENO) 연구진이 2012년 4월에 성공적으로 측정했다.

리노 연구진이 수행한 마지막 변환확률 측정결과 논문은 1300여회 인용됐다. 연구진은 2011년 8월부터 원자력발전소에서 방출되는 중성미자를 지속적으로 관측했다. 연구결과는 2013년 1월까지 약 500일간 데이터를 분석해 원자로에서 발생된 중성미자가 검출장비까지 약 1.4㎞를 날아오는 도중에 다른 종류 중성미자로 바뀐 확률을 측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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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에 따라 원자로 중성미자가 다르게 줄어든다. 원자로에서 나온 중성미자가 에너지에 따라 다르게 줄어드는 모습을 보여주는 그림. (위쪽 그림) 파란색으로 표시한 선의 분포는 변환이 일어나지 않았을 때 예상된 원자로 중성미자의 에너지 분포이고 까만 점의 분포는 측정한 분포인데 중성미자 변환으로 예상된 노란색 분포와 일치한다. (아래 그림) 예상된 에너지 분포에 대해 측정한 분포의 비를 보여주는 그림으로 1보다 작다는 것은 방출된 원자로 중성미자가 에너지에 따라 줄어들었음을 보여 준다

오차를 줄여 측정한 중성미자 변환확률이 에너지와 원자로에서 검출장비까지 날아간 거리에 따라 파동처럼 달라진다는 것을 관측했다. 중성미자의 가장 가벼운 질량과 가장 무거운 질량 차이가 전자 질량의 약 10억분의 1로 매우 적다는 것을 알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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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와 날아간 거리에 따라 원자로 중성미자가 파동이 일어나듯 다르게 줄어들었다가 늘어난다. 원자로에서 나온 중성미자가 에너지와 이동한 거리에 따라 다른 종류의 중성미자로 바뀌어 줄어들었다가 다시 생성되는 것을 보여주는 그림. 이것으로부터 원자로 중성미자 변환의 파동적인 주기를 알아냄으로써 중성미자의 가장 가벼운 것과 무거운 것의 질량 차이가 전자 질량의 약 10억분의 1 정도로 작음을 측정했다.

연구팀은 질량 차이 측정뿐만 아니라 원자로 중성미자가 검출장비까지 날아오는 도중에 다른 종류의 중성미자로 바뀐 확률을 2012년 처음 측정한 결과보다 오차를 두 배 이상 줄였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현재 수집한 약 1500일 데이터 중 3분의 1만을 분석한 것이라고 밝혔다. 앞으로 더 많은 데이터 수집과 더 개선된 분석으로 실험 오차를 줄여 중성미자 변환확률과 질량 차이를 최종 목표인 5% 오차를 가진 정밀 측정 결과를 얻어낼 계획이다.

김수봉 교수는 “물리학 난제로 남아 있는 `중성미자 질량 순서`와 우주의 `물질과 반물질의 비대칭성`을 알아낼 수 있는 가능성을 활짝 열어놓은 셈”이라며 “원자로의 중성미자 에너지 스펙트럼이 그 동안 학계에서 통용되던 것과는 다르게 특정 에너지 영역에서 뚜렷한 차이가 있음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물리학분야 학술지인 피지컬리뷰레터(Physical Review Letters) 24일자에 게재됐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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