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라이브와 넷플릭스 손잡다

딜라이브가 유료방송사업자 최초로 넷플릭스와 손을 잡았다. 딜라이브는 넷플릭스 콘텐츠 확보로 가입자 증가를, 넷플릭스는 국내 콘텐츠 제작이라는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딜라이브(대표 전용주)가 넷플릭스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딜라이브는 내달부터 넷플릭스 서비스를 시작하기 위해 신규 셋톱박스를 출시한다. 딜라이브 가입자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다큐멘터리, 영화 등을 시청할 수 있게 됐다. 딜라이브가 개발한 셋톱박스는 넷플릭스를 쉽게 실행할 수 있는 사용자환경(UI)으로 구성된 추천 페이지를 제공한다. 리모컨에 탑재된 넷플릭스 전용 버튼을 이용해 접속할 수 있다. 딜라이브는 넷플릭스 서비스를 위한 프리미엄 UHD 셋톱박스 개발도 추진한다. 연말이나 내년 초 상용화가 목표다. 가입자는 프리미엄 UHD 셋톱박스를 통해 600시간 분량 넷플릭스 UHD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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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유료방송사업자와 손을 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IPTV 등 유료방송사업자는 넷플릭스가 제시한 조건이 터무니없다며 거절해왔다. 넷플릭스는 유료방송사업자에 콘텐츠 수익 배분 9대 1, IDC센터 무료 이용을 요구했다. 유료방송사업자는 국내 콘텐츠 사업자와 수익을 보통 35대 65로 배분한다.

딜라이브가 넷플릭스 요구를 수용한 건 가입자 확보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MBK가 2007년 딜라이브 인수할 당시 금액은 총 2조2000억원이다. 당시 케이블TV가 성장세였지만, IPTV 등장으로 현재 케이블TV 가입자가 계속해서 줄고 있다. 딜라이브는 케이블TV 색깔을 지우고, 가입자 확보를 해야만 가치를 높일 수 있어 넷플릭스와 제휴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딜라이브 관계자는 “넷플릭스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넷플릭스가 요구한 조건이 그렇게 나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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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가 딜라이브와 계약한 배경은 국내 콘텐츠 제작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다. 넷플릭스는 올해 초 국내 서비스를 시작했으나 지상파TV, CJ E&M 등 국내 콘텐츠 확보에 실패하면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넷플릭스와 딜라이브는 이번 넷플릭스 서비스 계약으로 딜라이브 자회사 IHQ가 진행하는 콘텐츠 제작사업 협력도 논의할 계획이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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