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력에 따라 빛의 색깔이 달라지는 센서가 개발됐다. 민감도가 뛰어나고 측정범위가 넓어진 나노레이저 압력센서다.
박홍규 고려대 교수 연구팀은 유연한 나노레이저에 미세한 압력이 가해지면 레이저 색깔(파장)이 바뀌고, 이를 이용해 민감도가 뛰어난 신규 압력 센서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레이저는 하나의 파장(색깔)만을 가져 레이저 파장 변화를 이용하면 가장 민감한 센서를 만들 수 있다. 나노 구조를 이용해 만든 나노레이저는 크기가 빛의 파장 정도인 수백 나노미터 정도로 매우 작고 외부 압력에 따라 특성 변화가 크다는 장점이 있다.
연구팀은 빛을 굴절시키는 정도가 다른 두 물질을 유연한 기판에 못을 박듯 교대로 심어 `광결정 구조`를 만들었다. 두 물질 사이사이에는 빛을 내는 반도체를 넣었다. 나노레이저로 구조물을 잡아당기거나 압축하면 구조물이 내는 빛의 색이 변한다.
광결정 레이저는 파장의 선폭이 좁아서 파장의 변화를 민감하게 감지할 수 있어 센서로서 활용도가 높다. 연구팀은 결정 레이저 파장이 얼마나 바뀌는지 체계적으로 측정했다. 제작한 유연한 광결정 레이저는 〃10%에서 12%까지 변형되는 동안 약 26㎚(나노미터)의 레이저 파장 변화를 보여줬다.
연구팀은 압력센서를 이용해 액체의 산도(pH)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도 개발했다. 압력센서에 액체의 산도에 따라 부피가 바뀌는 하이드로겔(젤리 같은 고분자 물질)을 붙였다. 하이드로겔의 부피가 변하면 센서에 압력이 생겨 색이 변하게 된다.
박홍규 교수는 “다리 같은 큰 건축물의 구조 변화부터 생체 내부의 화학 반응을 감지할 수 있는 초소형 바이오 센서까지 널리 응용될 수 있다”며 “세포의 화학적 성분이나 모양 변화를 민감하게 검출 할 수도 있어 향후 몸 속 암세포의 유무 등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12일자에 실렸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