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스타트업 오렌지바이오메드가 개인용 당화혈색소(HbA1c) 측정 의료기기를 앞세워 글로벌로 진출한다. 소형화 기술력을 바탕으로 당뇨 가구를 겨냥, 미국 식품의약국(FDA) 인증을 추진하며 시장 개척에 나선다.
박예슬 오렌지바이오메드 대표는 “미국 임상시험수탁기관(CRO)과 임상을 진행했고, 인허가를 받기 위해 비임상 테스트를 하고 있는데 내년 상반기에 마무리될 것”이라며 “이후 하반기에 FDA 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판매 시점은 이르면 2026년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당화혈색소 수치가 6.5% 이상이면 당뇨 환자로 분류된다. 혈당이 높아지면 혈액 안의 수많은 적혈구가 당화되는데, 이것을 당화혈색소라고 부른다. 적혈구는 말랑말랑한 상태로 구부러져서 모세혈관을 통과할 수 있지만, 당화되면 단단하게 변해 통과하지 못한다. 이때 각종 합병증이 발생한다.
단백질인 당화혈색소를 측정하려면 단백질 정량법을 사용한다. 이 방법은 세포 단위 분석이 불가능하고 단백질 시약 냉장 보관 등 여러 제약으로 의료기관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오렌지바이오메드의 혁신은 미세유체 기술을 활용한 당화혈색소 측정 방식에 있다. 단백질 정량법 대신 적혈구의 단단함을 측정하는 물리적 방식을 채택했다.
박 대표는 “미세유체 기술로 적혈구를 단일 세포 단위로 분석해 당화혈색소 수치를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면서 “혈액 한 방울로 모세혈관을 모사한 미세유체관을 통과하는 적혈구를 측정하는 원리를 적용했다”고 말했다.
회사는 이 기술로 소형화된 휴대용 측정기 'OBM rapid A1c'를 만들었다. USB 형태 일회용 카트리지에 혈액을 떨어뜨리면 당화혈색소 수치가 디스플레이에 표시된다. 냉장 보관이 필요 없어 편리하다.
오렌지바이오메드는 새해 하반기 FDA 승인이 목표다. 미국 진출과 함께 의료 접근성이 낮은 지역인 중동, 아프리카, 남미 등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지난 11월 독일에서 열린 글로벌 의료기기 박람회 메디카에서 중동, 아프리카 등 바이어들의 높은 관심을 확인했다. 회사는 의료 소외지역 수요를 적극 공략하며, 향후 국제 파트너십과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의료 인프라가 부족하고 냉장 보관과 전기 공급이 어려운 지역에서 당화혈색소 측정이 어려운데, 우리 기술은 환경적 제약이 적어 이들 시장에 적합하다”면서 “병원에 가야만 측정할 수 있던 당화혈색소를 가정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시리즈 A1 투자 유치에 성공한 오렌지바이오메드는 임상시험에 집중할 계획이다. 또 핵심 기술인 미세유체 기술을 활용해 다른 의료기기 개발도 준비 중이다.
박 대표는 “최근 팀 스케일업이 필요한 시점으로 전략 책임자, 세일즈 디렉터, 연구개발 박사급 인력, 인허가 전문가 등 다양한 인재를 채용할 계획”이라며 “당뇨 환자에게 도움을 주는 기업으로 함께 성장하기 위해 뛰어난 인재들과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