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보다폰, KD인수 후 과감한 투자

2013년 9월 보다폰은 독일 케이블TV 1위 카벨도이첼란트(KD)를 인수했다. 보다폰은 독일 이동통신 2위 및 초고속인터넷 3위, KD는 케이블TV 1위 및 초고속인터넷 5위다. 보다폰은 KD 인수 이후 2015년 1월부터 케이블 네트워크를 200Mbps로 업그레이드하는 등 망 고도화에 착수, 올해 2월까지 1000만 회선 업그레이드를 완료했다.

보다폰 행보에 독일 이통 1위 사업자 도이체텔레콤(DT)은 2018년까지 VDSL 커버리지를 8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프랑스도 통신·방송 이종 결합으로 경쟁이 촉진된 대표 사례로 손꼽힌다. 이동통신 2위 SFR(초고속인터넷 3위)가 케이블TV 5위 누메리케이블(초고속인터넷 5위) 인수 및 2015년 FTTH 940만 회선 구축에 이어 2017년까지 1200만 FTTH 회선, 2020년까지 1800만 회선의 커버리지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프랑스 유선 1위 사업자 오랑주도 SFR에 대응, FTTH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2018년 FTTH 1200만 회선, 2022년 1800만 회선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용자는 수준 높은 초고속인터넷과 방송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자 FTTH 가입자가 50% 이상 급증하는 등 초고속인터넷 보급이 본격화됐다.

스페인도 마찬가지다. 이동통신(보다폰)과 케이블(Ono), 이동통신(텔레포니카)과 위성방송(Canal+), 이동통신(오랑주)과 초고속인터넷(Jazztel) 등 통신방송 이종기업 간 M&A 이후 투자 경쟁이 펼쳐졌다. 투자 경쟁은 이용자 혜택, 이용자 혜택은 가입자 증가·통신방송 시장 확대라는 선순환 모델로 이어졌다. 스페인에서는 잇따른 M&A 이후 네트워크 고도화 지속으로 불과 2년 만에 유료방송 가입자가 169만명 늘었다.

이처럼 주요 국가가 통신·방송 이종 기업 간 결합을 잇달아 허용하는 건 `메기효과`로 인한 투자 경쟁이 활성화되는 긍정 측면에 방점을 찍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종 기업 간 M&A로 사업자 수가 줄어 소비자 선택권을 줄이고, 독점으로 요금 인상 등 우려가 있지만 부정 효과보다 긍정 효과가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모 대학 교수는 “정부가 기업에 투자 지속을 요구하고 있지만 기업은 필요하다고 판단하지 않으면 절대로 투자하지 않는다”면서 “글로벌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기업 투자를 늘리는 최선의 방법은 정부가 기업 간 경쟁을 촉진하는 환경 조성”이라고 조언했다.


김원배 통신방송 전문기자 adolf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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