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해외는 이미 대형 VR파크 붐...국산기술 확보 대중화 한 축

미국 가상현실(VR) 스타트업 VOID는 올해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에 VR 테마파크 `VECs`를 꾸미기 시작했다. 가을 시즌 개장이 목표다.

VOID의 강점은 센서를 통한 위치 추적과 이를 헤드마운티드디스플레이(HMD) 등에 반영하는 기술이다. `랩처(Rapture)`로 불리는 이 시스템은 사용자가 HMD를 쓰고 공을 주고받을 정도로 정밀하다.

18×18m 공간에 콘텐츠 내용과 비슷한 구조물을 만든다. 사용자는 센서가 달린 조끼를 입고서 칼, 총 등 콘텐츠 구성에 맞는 모크업을 들고 HMD를 쓴다.

콘텐츠 내용이 외계 생명체에 점령된 건물을 탐험하는 것이라면 HMD 속 콘텐츠 진행에 맞춰 문, 벽 등 실제 구조물을 만지면서 게임을 즐긴다. 현실에서는 모양뿐인 스위치지만 HMD를 쓰는 순간 전원을 켜고 미사일을 발사하는 중요한 도구가 된다. 가격은 30분에 29~39달러 수준으로 책정된다.

VOID의 출현은 VR엔터테인먼트가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지를 보여 준다. VR 기본 콘셉트는 인간의 시각을 속여서 가상세계를 제공하는 것이다.

여기에 촉각, 청각 등 효과가 더해지면 몰입감은 커질 수밖에 없다. 시각을 자극하는 HMD에 여러 부수 효과가 더해질수록 상품성은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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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드 랩쳐 시스템

일본 게임업체 세가는 오락실과 테마파크를 합친 `조이폴리스`에 VR 놀이기구를 추가하고 있다.

조이폴리스는 실내에서 롤러코스터 같은 어트랙션(탑승형 놀이기구)을 즐기는 공간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잠실 롯데월드의 축소판 격이다. 도쿄 등지에서 운영하고 있다.

당시 VR1은 지금처럼 HMD를 쓰고 전후좌우 360도 영상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탑승기구가 화면에 맞춰 움직이는 형태였다.

1990년대부터 이런 시설을 운영한 경험은 앞으로 고도화된 VR의 경험 전달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공공장소에서 VR 시스템을 갖추기에는 대형 자본이 필요하다. 접근성 높은 장소를 임대하거나 보유해야 하기 때문이다. 수익이 날 때까지 유지도 할 수 있어야 한다. CGV, VOID, 세가처럼 이미 관련 사업을 운영하고 있거나 대규모 투자금을 유치한 회사여야 가능한 사업이다.

VOID는 중국 대형 게임사 성다(Shanda)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이를 계기로 중국에 대형 VR 테마파크 건설이 논의되고 있다.

대형 시설 및 투자금 없이 진행하는 형태로는 `가맹점` 사업이 꼽힌다. 스크린골프처럼 시스템과 설치를 제공하고 개인 가맹점주가 이를 운영하는 방식이다.

가맹점 사업에서 가장 큰 문제는 가격이다. 보통 스크린골프가 타석당 약 5000만원의 투자금이 필요하다면 VOID 랩처는 테마당 최대 스크린골프 수십 배에 이르는 자금을 투자해야 한다.

VR 업계 관계자는 “당장은 비싸지만 점차 저렴한 수준으로 VR 시스템을 공급하는 사업자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면서 “테마파크 등 대형 사업자가 운영하는 시설에서 VR를 경험한 이들이 좀 더 싸고 개인화된 공간에서 콘텐츠를 즐기려는 움직임이 확산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국산기술 확보가 VR 시스템 공급가를 낮출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2018년까지 약 1800억원을 VR 관련 프로젝트에 투입한다. 주요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가 바로 VR시뮬레이터 개발이다. VOID 랩처 같은 기술과 상품을 확보하는 것이다. 지난달 업체들이 컨소시엄을 구성, 프로젝트 수주를 위한 경쟁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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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랜드 기어 VR 어드벤처

김시소 게임 전문기자 sis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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