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공동연구팀 "지하수가 녹조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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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지하수 순환 시 질소 정화 및 배출 개념설명도.

한미 공동연구진이 지하수가 녹조를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KIGAM·원장 김규한)은 2일 미국지질조사소(USGS), 버지니아해양과학원(VIMS)과 공동으로 지하수 순환이 호수 녹조현상 주원인인 질소를 줄이거나 호수 외부로 배출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주 저자는 데보라 스톨리커(Deborah Stoliker) 미국 USGS 연구원이고, 국내에서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현성필 책임연구원과 고동찬 책임연구원, 문희선 선임연구원이 참여했다.

이 연구는 지하수와 지표수가 서로 연결되어 있고, 상호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지하수 순환 과정에서 지하수를 통해 호수로 들어오는 해로운 형태의 질소가 환경에 무해한 질소로 변환되는 한편, 호수 내 유해한 질소가 지하수에 의해 지하 대수층으로 배출되는 현상을 정량적인 결과로 밝혀냈다.

지하수 순환이 호수 등 지표수 수질오염을 줄이고,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흥미로운 자연적 현상을 새롭게 발견한 것이다.

지하수가 퇴적층을 통해 지표수(호수)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질산염(질산성 질소)은 호수 내 얕은 퇴적물에 사는 미생물들에 의해 변환된다. 이러한 자연적인 정화 과정은 질산성 질소처럼 해로운 형태의 질소를 무해한 질소 기체로 바꾼다.

공동연구팀은 이러한 과정을 일으키는 미생물 유전자가 연구지역인 미국 메사추세츠주 케이프카드 호수 내 퇴적물 중 어디에나 존재함을 확인했다.

반대로 같은 호수 내에서 호수 물이 퇴적물을 통해 지하 대수층으로 들어갈 때는 또 다른 미생물학적 과정인 질산화가 일어났다. 주로 조류의 분해로부터 발생해 호수 내 퇴적물에 갇혀 있는 질소는 질산화 작용을 거쳐 이동하는 지하수에 의해 호수 밖(지하)으로 이동될 수 있는 화학적 형태(질산성 질소)로 바뀌어 지하 대수층으로 배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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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성필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하수연구실 책임연구원(왼쪽)이 미국지질조사소(USGS), 버지니아해양과학원(VIMS) 연구팀과 함께 미국 메사츠세츠주 케이프카드 호수에서 지하수 순환 및 질소 순환 연구를 위해 질소화합물로 오염된 지하수가 호수로 유입되는 지점에서 수평적 및 수직적 거리별로 지하수 시료 채취를 하고 있다.

이처럼 연구대상인 케이프카드 호수의 퇴적층은 호수로 유입되는 물을 정화하는 수세미 같은 역할을 하지만 동시에 지하 대수층을 질소로 오염시키기는 역할을 하기도 했다.

연구진은 호수로 들어가거나 나가는 지하수가 흐르는 방향과 지하수에 녹아있는 산소와 탄소 등 지하수의 화학적 특성이 미생물에 의해 질소가 어떤 변환 과정을 거치게 될지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현성필 책임연구원은 “지하수 순환 과정과 현상을 이해하는 연구는 수 생태계와 환경의 건강성을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며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얻은 값진 성과가 추후 지하수 및 지표수 환경 보전 연구에 활용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환경과학과 기술(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 3월 11일자)에 게재됐다.


박희범 과학기술 전문기자 hb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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