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경량화 경쟁, "케이블-유리도 바꿔야 산다"

자동차 경량화가 차량 부품 전방위로 확산됐다. 연비 개선은 물론 친환경 차량 제조에도 기여하면서 신소재로 만든 부품이 프리미엄 차량 위주로 탑재되고 있다.

가장 큰 무게를 차지하는 차체 경량화를 비롯해 엔진부품, 배선, 유리 등 다양한 부품에서 경량화가 이뤄지고 있다.

자동차 전자화가 가속되면서 오히려 무게가 늘어난 건 케이블(배선)이다. 주고받는 신호가 많아짐에 따라 케이블이 많아졌다. 고급차일수록 케이블 양은 더욱 늘어난다. 전선 속 구리와 피복, 커버, 커넥터까지 합치면 100㎏을 훌쩍 넘어간다. EQ900과 K9은 케이블 소재를 알루미늄으로 바꿔 부담을 줄였다.

2000년대 들어와 차량 내 통신을 위해 CAN-버스 시스템이 등장한 것도 이 일환이다. BMW는 CAN-버스 시스템을 비롯해 멀티미디어 시스템을 하나로 연결한 MOST(Media Oriented System Transport)와 광케이블을 사용, 케이블 수 자체를 줄였다. BMW는 에어백과 관련된 배선과 센서에도 광케이블을 적용했다.

기존 모델 대비 325㎏ 경량화에 성공한 더 뉴 아우디 Q7이 차체 경량화로 이뤄낸 무게는 71㎏ 정도다. 시트, 연료탱크 등 나머지 부품의 무게를 줄여 무려 325㎏ 경량화를 이뤄 냈다. 연료탱크는 용량을 100리터에서 75리터로 줄였으며, 차체는 물론 도어에도 알루미늄 소재를 적극 도입해 무게를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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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뉴 아우디 Q7의 각 부분별 기존 Q7 대비 감량 무게

완성차 업체는 차체 경량화를 위해 알루미늄, 탄소섬유(CFRP), 마그네슘 등 소재를 적극 채택하고 있다. BMW는 CFRP, 재규어는 알루미늄을 각각 사용했다. 최근에는 차체뿐만 아니라 도어와 엔진에도 첨단 경량 소재가 적용된다.

재규어 XF는 기존 모델 대비 190㎏ 가벼워졌다. 모노코크 타입 알루미늄 차체 무게가 경량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지만 엔진 경량화도 한몫했다. 재규어 XF에 장착한 잉게니움 디젤 엔진에는 실린더 블록까지 가볍고 강성 높은 알루미늄 소재가 적용됐다. 잉게니움 엔진은 기존 엔진 대비 20㎏ 이상 가볍다.

유리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가볍고 튼튼해서 스마트폰 강화유리로 사용되던 코닝 고릴라 글라스가 자동차에도 적용되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코닝은 차량용 고릴라 글라스를 차량 전면 유리에는 처음으로 슈퍼카 모델인 포드GT에 공급한다고 밝혔다. 포드 GT 전면 유리와 함께 후면 유리와 엔진 격벽의 분리 벽에도 고릴라 글라스가 적용됐다. 기존 차량 유리 대비 높은 내구성은 물론 약 5.4㎏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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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GT

커넥티드카가 대세로 되면 유리 무게도 늘어난다. 디스플레이가 늘기 때문이다. 이를 겨냥해 코닝은 커넥티드카를 위한 유리 솔루션을 내놓았으며, 올해 초에는 건축 소재 회사 생고뱅과 합작 투자를 발표하기도 했다. 두 회사는 자동차 유리 및 차창 기술이 결합된 접합유리창을 개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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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CES에서 전시된 코닝 커텍티드 자동차용 유리. 자동차 글레이징용 코닝 유리는 기존 소다라임 유리보다 자동차 앞 유리 무게를 30% 이상 줄인 것이 특징이다.

코닝 관계자는 “얇고 가벼운 자동차 유리 솔루션은 모든 종류의 차량 접합유리에 적용이 가능하다”면서 “차량 중량을 크게 감소시켜 연비 향상, 환경 영향 저감, 차량 핸들링을 개선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합작회사의 첨단 차량용 유리 솔루션은 자동차 제조사가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성능 개선 등 미래 자동차 개발에 일조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