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퍼니 리뷰]<21>폴라로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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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즉석 카메라 추억을 갖고 있다. 지금처럼 바로 찍은 사진을 확인할 수 없었을 때 즉석카메라는 혁신이었다. 사진을 촬영한 후 인화지에 장면이 서서히 나타나는 모습은 마술처럼 느껴졌다.

즉석카메라 시장을 연 기업은 폴라로이드(Polaroid)다. 폴라로이드는 1937년 과학자 에드윈 랜드가 세운 기업이다. 즉석식 필름 사진기를 제조해 1948년 시장에 내놓았다. 이 제품은 큰 인기를 얻으면서 폴라로이드의 대표 제품이 됐다.

미국 베이비 붐 세대를 중심으로 엄청난 인기를 끌며 60여년 동안 200여 가지 모델로 수천만 대가 팔려나갔다. 500여개 특허를 보유하며 즉석카메라 시장에 뛰어든 코닥을 특허침해 소송 끝에 즉석카메라 시장에서 쫓아내기도 했다. 1978년에는 직원이 2만명을 넘었고 1991년에는 매출 30억달러에 이르는 전성기를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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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로이드 즉석카메라 `원스텝`

하지만 즉석카메라는 1990년대 후반 디지털카메라 등장으로 크게 위축됐다. 디스플레이로 촬영사진을 바로 확인할 수 있게 되면서 일반 아날로그 카메라 뿐 아니라 즉석카메라도 시장이 크게 위축됐다.

폴라로이드도 급격히 사세가 기울었고 2001년 11월 파산신청한다. 1997년 60달러 수준이었던 주가는 2001년 28센트로 폭락해 기업 가치의 99.5%가 허공으로 날아갔다. 결국 2005년 피터스그룹월드와이드(Petters Group Worldwide)로 주인이 바뀌었다. 이듬해 주력사업을 바꾸고 즉석사진기 생산을 중단하는 등 살아남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피터스그룹 창업자와 경영진 부정행위로 경영난에 내몰리면서 폴라로이드는 2008년 12월 다시 한번 파산신청 한다.

2009년 폴라로이드는 두번째 주인 힐코컨슈머캐피털과 고든브라더스브랜드에 인수됐다. 새 주인은 인화필름마저 생산을 중단했다. 현재 폴라로이드는 디지털 카메라, 포토프린터, LCD TV, 액션캠 등 다양한 제품을 취급하며 디지털 광학회사로 거듭나고 있다. 2010년 폴라로이드는 세계적 팝스타 레이디 가가를 임원으로 추대하고 협력관계에 합의하기도 했다.

아날로그 폴라로이드도 명맥은 유지되고 있다. 폴라로이드 출신 인물들이 임파서블프로젝트라는 회사를 차려 폴라로이드 네덜란드 공장을 인수해 인화 필름을 생산하고 있다. 임파서블프로젝트는 최근 아날로그 폴라로이드를 재현한 디지털카메라를 내놨다. 새 카메라는 찍은 사진을 다시 보거나 인화할 수 있다. 예전 폴라로이드는 일회용이라 한 번 찍은 사진을 다시 뽑을 수 없었지만 이 카메라는 스마트폰과 연동해 사진을 보고 수정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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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라로이드 액션캠 `폴라로이드 큐브`

새 땅을 찾아나선 폴라로이드는 예전 명성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이따금씩 특허 소송으로 이슈에 오를 뿐이다. 폴라로이드는 최근 자사 액션카메라 폴라로이드 큐브 디자인을 베꼈다는 이유로 고프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고프로 히어로4 제품 디자인이 폴라로이드 큐브 정육면체 모양과 흡사하다는 이유다.

폴라로이드는 코닥과 함께 시대변화에 재빠르게 대응하지 못해 쇠락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디지털카메라 관련 기술을 제일 먼저 개발했지만 진가를 알아보지 못했다. 워낙 안정적인 입지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기존 사업에 타격을 줄까봐 디지털카메라사업을 키우지 않았다. 그 결과 변화를 따라잡지 못해 뒤처지고 말았다.

코닥과 폴라로이드는 2015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15에 등장했다. 두 회사가 선보인 것은 신형 카메라가 아니라 스마트폰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늦었다는 평가가 많다. 글로벌 모바일 시장에서는 피터지는 전투가 펼쳐지고 있다. 시장이 포화에 이르러 본격 치킨게임이 시작됐다. 스마트폰 시장은 이미 레드오션이다. 한 때 시대를 풍미했던 폴라로이드 미래를 알 수 없는 이유다.

[컴퍼니 리뷰]<21>폴라로이드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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