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속해 있는 우리 은하보다 작은 미니타원은하에서 은하핵 현상이 처음 발견됐다.한국천문연구원(원장 한인우)은 우리은하 질량 대비 40분의 1 정도인 미니타원은하(SDSS J085431.18+173730.5)의 중심부에서 활동성 은하핵 현상을 발견했다고 19일 밝혔다.이 연구에는 천문연 은하진화그룹 산자야 파우델, 이창희, 김민진 박사 등이 참여했다.연구 결과는 천문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천체물리학저널(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 최근호에 소개됐다.연구진은 은하 중심부의 거대 질량 블랙홀 특성을 이용, 왜소은하의 진화 과정 규명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활동성 은하핵은 은하 중심에 위치한 거대 질량의 블랙홀로 주변 물질들이 유입되면서 강한 에너지가 뿜어져 나오는 현상을 말한다. 주로 우리은하보다 질량이 큰 거대은하에서 발견된다.활동성 은하핵은 그로부터 나오는 강한 수소방출선의 세기와 선폭을 분석, 중심부의 블랙홀 질량을 정확히 측정할 수 있다.연구진은 이 연구에 슬론 전천 탐사(SDSS·Sloan Digital Sky Survey) 관측 자료와 하와이에 위치한 CFHT(Canada-France-Hawaii Telescope) 3.6m 망원경을 이용했다.이번 발견으로 인해 그동안 거대타원은하들에서 관측돼 온 은하 질량과 블랙홀 질량 간 상관관계가 미니타원은하에서도 동일하게 성립한다는 것이 밝혀졌다.이전까지 알려진 미니타원은하는 대부분 거대은하 근처에서만 발견됐다. 이 때문에 왜소은하는 거대은하의 강력한 중력장에 의해 주위를 맴돌던 위성은하 외곽부가 뜯겨 나간 후 남은 은하중심부 잔재라는 이론이 지배하고 있었다.하지만 새롭게 발견된 미니타원은하는 근처에 이웃한 거대은하 없이 고립된 환경에 위치하고 있다.
연구진은 이 은하가 우리은하 대비 100분의 1 이하로 작은 왜소은하 간 병합에 의해 만들어진 고밀도 타원체 은하일 것으로 추정했다.미니타원은하의 중심 블랙홀은 태양 질량의 약 200만배에 이른다. 은하 전체 별 질량의 약 0.1%에 해당한다. 은하 중심에 위치한 거대 질량 블랙홀은 모은하의 질량이 증가함에 따라 동반 성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창희 은하진화그룹장은 “거대 질량 블랙홀의 존재 여부를 밝히기 위한 탐색 연구를 지속해서 수행할 예정”이라면서 “제미니천문대의 8.1m 망원경 등 대형 망원경을 이용한 후속 관측을 추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전=박희범 과학기술 전문기자 hbpar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