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자체 개발한 초고화질(UHD) 방송 기술력을 세계에 뽐냈다.삼성전자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방송장비박람회 `NAB 2016`에서 미국 UHD 지상파 표준 규격인 ATSC 3.0 기반 차세대 UHD 기술을 선보였다. UHD 해상도로 촬영한 영상을 실시간으로 인코딩해 송출하면서 삼성전자 SUHD TV로 수신하는 전 과정을 시연했다. 기술 개발에는 MBC,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디에스브로드캐스트, 카이미디어 등과 협력했다.스포츠를 실시간 생중계할 때 필요한 기술도 시연했다. 대용량 방송 신호를 패킷 단위로 쪼개서 빠르게 스트리밍하는 MPEG미디어전송(MTT) 기술이다.UHD 방송에 적합한 다양한 서비스도 구현했다. 지금 보는 방송, 앞으로 볼 수 있는 방송, 지난 방송 다시 보기 등 사용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즐길 수 있는 전자프로그램가이드(ERG) 서비스도 주목 받았다. TV를 보지 않는 새벽시간대 용량이 큰 UHD 방송 프로그램을 미리 전송하고 사용자가 원하는 시간에 주문형비디오(VoD) 방식으로 쉽게 시청할 수 있는 기술도 선보였다.
LG전자는 ATSC 3.0 수신칩을 내장한 TV를 공개했다. 셋톱박스 없이 UHD 지상파 방송을 실시간으로 즐길 수 있다. LG전자는 라스베이거스 지역 북미방송연합(NAB)과 싱클레어 송신탑을 활용, UHD 방송을 시연했다. IP 기반 방송 전송기술인 `루트(ROUTE)`도 이목을 끌었다. 지상파 신호에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어 TV를 인터넷에 연결하지 않고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국내 주요 기업이 ATSC 3.0 기반의 UHD 기술을 선도하면 UHD 지상파 표준 경쟁도 앞당겨질 전망이다. 북미 방식인 ATSC 3.0이 UHD 지상파 표준으로 유력시되면서 관련 방송장비 업계도 기술 개발과 제품 출시에 뛰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DVB유럽방송표준화 단체가 4K UHD 표준을 제정할 예정이어서 ATSC 3.0과의 경쟁이 불가피하다.LG전자 측은 “우리나라와 미국, 멕시코 정도만 ATSC 3.0을 채택하기 때문에 시장 확대를 위한 협력이 중요해졌다”면서 “방송장비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려면 유럽 방식과 차별화한 경쟁력을 갖춰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라스베이거스(미국)=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