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4·13] 더민주 123·새누리 122·국민의당 38…4월의 대이변
더불어민주당이 4·13총선에서 `원내 1당`으로 올라섰다. 아무도 예상치 못한 4월의 대이변이라는 평가다.
14일 새벽까지 이어진 개표 결과 제20대 총선에서 더민주는 253개 지역구 중 110곳을 석권, 비례대표 13석을 더해 총 123석을 획득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지역구 105곳에 비례대표 17석을 얻어 122석에 그치는 참패를 당하면서 과반 의석은 고사하고 원내 다수당의 위치를 더민주에 내줬다. 국민의당은 호남 `맹주`를 갈아치우는 `녹색 바람`을 일으키며 제3 교섭단체로 등극했다.
이로써 16년 만에 `여소야대(與小野大)` 국회가 만들어졌다. 집권 여당의 참패로 박근혜 대통령의 후반기 국정 운영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당초 160석 이상의 의석수 확보를 예상했던 새누리당은 과반 수 조차 확보하지 못하면서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박근혜 정권심판론이 표 결과로 드러나면서 앞으로 정국운영 험로가 예상된다.
야당이 주도권을 잡으면서 그동안 정부와 여당이 추진해 온 산업구조 개편, 노동개혁을 비롯한 4대 구조개혁과 경제활성화 관련 입법 동력도 힘이 빠지게 됐다. 박 대통령 레임덕이 조기 가시화할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약세가 예상되던 더민주는 3자 구도를 극복하고 수도권에서 선전, 제1 야당을 넘어 원내1당으로 올라섰다. 총선 승리다. 이에 따라 김종인 비대위 대표의 당내 기반과 지휘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문재인 전 대표는 광주·호남 패배에 대한 책임론에 빠질 전망이다.
국민의당은 이번 총선 최대 수혜자로 떠올랐다. 38석을 확보하면서 제3 교섭단체를 형성하게 됐다. 새누리당과 더민주 사이에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며 제3당 지위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각종 입법, 정책 현안 등을 두고 각 당과 전략적 공조·연대 등을 통해 정국 흐름 중심에 설 수도 있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차기 야권 대선주자로서 가속페달을 밟게 됐다.
새누리당은 총체적 난국에 봉착했다. 야권 분열이라는 유리한 구도 속에 총선이 치러졌는데도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면서 총선 패배를 둘러싼 책임론이 불거질 전망이다. 김무성 당 대표 책임은 물론 친박과 비박계 간 갈등으로 내홍에 휩싸일 것으로 예상된다. 유승민 의원 등 탈당파 무소속 의원의 복당 논의도 불가피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역시 박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 총선 결과는 전체 253개 지역구의 절반에 가까운 122석이 걸린 수도권이 총선 판도를 좌우했다는 분석이다. 새누리당에서 34석(27.9%) 확보에 그쳤고 더민주는 80곳 이상을 확보하며 압승을 거뒀다.
다만 더민주는 국민의당과의 `호남 혈투`에선 쓴 맛을 봤다. 호남은 야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이자 야권 대선주자의 바로미터다. 국민의당이 이번 총선에서 완승하면서 향후 두 야당의 대권 경쟁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