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총선 결과에 따라 여야 차기 대선주자 희비도 명확하게 갈렸다. 무엇보다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이 안정적인 과반의석 확보가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김무성 대표의 대선 가도에 `빨간불`이 켜졌다. 반면에 100석 이상을 확보하게 된 더불어민주당은 내년 대선에서 집권의지를 더 키울 수 있게 됐다.
방송 3사 출구조사(KBS 20시 기준) 결과에 따르면 이번 선거를 진두지휘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과반수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아 총선 책임론에서 피해갈 수 없게 됐다. 앞으로 당내 친박계와 권력투쟁이 보다 격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김 대표의 대권 도전도 험난해질 전망이다.
개표 현황(20시 기준)에 따르면 `정치 1번지` 종로에서는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 오세훈 전 서울시장(42.4%)이 더불어민주당 중진 정세균 의원(51.0%)과 치열한 접전을 펼쳤지만 패배가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오 전 시장은 차기 대권주자로서 타격을 입게 됐다. 다만 오 전시장은 이번 총선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최근 김무성 대표를 제치고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기록하는 등 수혜가 있다는 해석도 있다.
무소속으로 출마한 유승민 의원(78.9%)은 압도적 지지율로 승리를 확정했다. 지난해 국회법 사태로 인한 원내대표 사퇴에 이어 새누리당 공천 파동 등을 거치면서 인지도가 높아졌다. 하지만 새누리당 복당이라는 또 다른 관문이 남아 있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38.0%)는 패배가 예상돼 대권가도에 치명타를 입었다. 여당 텃밭인 대구에 출마했지만 더민주 김부겸 전 의원(62.0%)에게 크게 패배하면서 재기의 기회를 놓쳤다.
야권 대표 차기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번 총선 승리에 대한 기여도 측면에서 복잡한 셈법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여러 번 직접 방문하면서 대선 출마포기 배수진까지 쳤지만 지지를 사실상 철회한 것으로 나타난 전남·광주 민심이 아프게 됐다.
야권 내 또 다른 유력 대선주자인 안철수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이번 총선에서 최대 수혜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안 공동대표(50.6%)는 새누리당 이준석(32.2%) 후보를 제치고 재선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될 뿐 아니라 30석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권 도전에 청신호가 켜졌다. 같은 당 천정배 공동대표(55.3%)도 더민주 양향자 후보(32.1%)를 따돌렸고, 정동영 전 의원(48.6%)도 당선이 유력하다. 향후 이들 잠룡 간 대권주자 경쟁도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