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4·13]최대 격전지 6곳…김부겸·정세균·우상호 등 승리 예측

이변이 속출했다. 그렇지만 대세 또한 거스를 수 없었다. 대선후보급 거물이 맞붙은 곳에도 승자와 패자가 갈렸고, 정치 신인이 골리앗 인사에 도전한 곳에도 환희와 눈물이 교차했다. 승자들은 탄탄대로에 올라섰다. 패자들은 이제 자신의 정치인생과 미래를 다시 고민하게 됐다. 이곳에서의 결과는 앞으로 정계 개편과 정치 지형까지 깊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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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1번지 종로에서 정세균 연승

서울 종로는 흔히 정치 1번지로 불린다. 전국 어느 지역구보다 정치적 상징성이 크다. 여야는 이곳에 서울·수도권 승부의 8할이 걸렸다고 할 정도다.

이 종로에서 현역인 정세균 후보가 `돌아온 서울시장` 오세훈을 꺾을 것으로 예상됐다. 더민주 정 후보는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 과반이상(51%) 지지를 끌어내 오 후보를 따돌릴 것으로 예측됐다.

이 같은 예측이 결과로 굳어지면 더민주는 정치 1번지 종로에서 연승이라는 기록과 함께 대선 잠룡 중 한 명으로 최근 인지도와 지지도가 급부상한 오세훈 후보를 잡는 효과까지 얻는다. 정세균 후보는 유력 대선 후보로 일어서게 되는 것은 물론 당내 지위도 급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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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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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뉴키즈에게 야당 대표란 산은 높았다

서울 선거판에 또 하나 뇌관으로 여겨졌던 노원병 전투는 예상외로 싱겁게 끝났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새누리당 `박근혜 키즈` 이준석 후보를 20%포인트 가까운 표차로 따돌릴 것이란 예상이 나온 것이다.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사실상 정치 신인에 가까운 이 후보는 대선후보 안철수 대표를 박빙으로 쫓는 호각지세까지 보였다. 일각에선 이준석 후보가 안철수 후보를 잡는 것 아니냐는 예측까지 나왔다.

그러나 투표함을 열자 안철수 대표는 이준석 후보를 멀찍이 따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안 대표는 자신이 이끄는 국민의당을 제3 원내교섭단체로 안착시키는 것과 동시에 다시금 야권 대선후보로서 탄탄한 길을 열게 됐다.

이준석 후보는 `안철수 저격용`이라는 역할을 끝내고, 다음 행보를 고민하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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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의 인간 승리이자 정치 승리

`악전고투` 끝에 대구에도 더민주당 국회의원이 나왔다. 야당 불모지나 같았던 영남권, 그것도 집권 여당 정치 요람이라 할 수 있는 대구에서 김부겸 더민주당 후보가 김문수 새누리당 후보를 꺾고 금배지를 달 것으로 예측됐다.

두 초대형 정치거물끼리 벌인 외나무다리 싸움에서 김부겸 후보는 김문수 후보를 멀찍이 따돌리며 승리했다. 당초 이기더라도 신승을 거둘 것이란 예상을 깨고, 대구에도 야당 의원이 나올 수 있음을 입증해 보였다.

대권 도전으로 가는 징검다리 승부처로 이번 김부겸 후보와 맞섰던 김문수 후보는 적잖은 타격을 입게 됐다. 향후 정치행보와 관련 긴 시간 고뇌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집념의 승부사`로 평가받은 김부겸 의원은 단숨에 더민주 지도급 인물로 급부상하게 됐다. 대구에서 야권 정치의 발판을 마련한 공로는 두고두고 그의 공으로 한국 정치사에 뚜렷이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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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서 신당 대표 벽 못 넘은 `고졸신화`

광주 서을은 더불어민주당과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 승부처다. 지난해 재보궐선거에서 더민주는 자기 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천 대표에게 패했다. 이번에는 반드시 설욕하겠다는 더민주는 삼성전자 첫 여성 임원 출신인 양향자 후보를 이곳에 전략 배치했다. 양향자 후보는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 영입인사다.

천정배 후보는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 과반 이상을 거뜬히 확보하며 이름값을 해낸 것으로 예측됐다. 특히 국민의당은 광주·전남에서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새로운 대안 야당으로 굳건히 자리잡게 됐다. 천정배 대표도 안철수 대표와 함께 자신이 주도하는 정당으로서 국민의당 내 세력도 다시금 굳건히 했다.

양향자 후보는 값진 경험을 남기고 이번 총선 도전 여정을 마치게 됐다. 양 후보가 야권 최대 거물과 맞붙는 결심을 내리고, 결과적으로 패배한 것에 대해 더민주가 어떻게 배려할지는 더 두고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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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준 전 청와대 경호실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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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형 중기육성 관계기관회의

◇정치 백전노장과 친박 신인 맞대결

세종특별자치시는 정부 부처가 들어서 있는 우리나라 행정 요충지다.

더민주의 공천을 받지 못해 탈당한 이해찬 현역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 경호실 차장을 지낸 박종준 새누리당 후보를 누르고 승리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해찬 후보는 승리가 굳어지면 `친노 좌장`으로서 건재함을 확인함과 동시에 친노 그룹의 맹주 지위를 회복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더민주가 버린 자신을 다시 일으켜 세워 독자적 정치 세력을 형성하는 발판을 닦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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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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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갑 결투, 3승에 선착

우상호 더민주 후보와 이성헌 새누리당 후보는 너무 비슷한 인생행로를 겪었다. 같은 학교를 나왔고, 비슷한 철학을 갖고 살다 나란히 정치에 뛰어들었다. 19대까지 서로 상대를 두 번 이기고 두 번 졌다. 그만큼 팽팽했다.

승부 균형이 이번에 깨졌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이성헌 후보를 여유있는 표차로 누루고 3승 고지를 먼저 밟을 것으로 예측됐다.

우 후보는 386 정치인들이 더민주 공천에서 대거 탈락하는 와중에도 합리적 이미지와 세련된 정치인 풍모를 발휘하며 살아남았고, 본선 경쟁에서도 여유 있게 이길 것으로 예상됐다. 우 후보의 향후 당내 입지도 높아질 전망이다. 최장수 대변인 경험을 살려, 3선 가도를 넘어 다선 의원 레이스를 펼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