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 1분기에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갤럭시S7 판매 호조로 정보기술(IT)·모바일(IM) 부문 영업이익은 7분기 만에 3조원대에 재진입했다. 이 기간 전체 영업이익도 6조6000억원으로 시장 전망치를 1조원가량 상회했다. 반도체 업황 부진 지속 등으로 2분기 전망이 밝지 않은 가운데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려면 갤럭시S7이 꾸준한 판매를 이어가야 한다는 관측이다.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잠정)으로 연결 기준 매출 49조원, 영업이익 6조6000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밝혔다.
증권업계가 예측한 영업이익 컨센서스(추정치 평균) 5조6000억원보다 1조원이나 많은 깜짝 실적이다.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7 조기 출시 효과와 환율 영향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비수기인 1분기에 좋은 성적표를 내면서 향후 실적의 상승 기대감이 더 높아졌다.
1분기 실적은 전 분기 대비 매출은 8.1%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7.5% 증가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4%, 영업이익 10.4% 증가했다.
지난달 증권업계는 삼성전자 1분기 영업이익이 5조원대 초반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후 전망치가 높아졌지만 5조6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됐다.
반전은 갤럭시S7이 이끌었다. 전작보다 한 달가량 먼저 출시한 갤럭시S7 시리즈는 3주 만에 판매 1000만대를 돌파했다. 초반 판매는 전작 갤럭시S6에 비해 1.5배 이상인 것으로 분석된다. 초반 판매 분위기가 밝아서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있긴 했지만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IT·IM 부문 영업이익은 최대 3조7000억~3조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갤럭시S7은 해외 판매가 본격화하고 있어 2분기에도 호실적을 견인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반도체 부문이 공정 개선 등으로 원가 경쟁력을 갖추면서 이익을 유지한 것도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반도체 사업부는 2조5000억~2조600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분기보다는 하락했지만 역대 1분기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영업이익이다.
환율 효과도 작용했다. 지난해 말 1100원대이던 원달러 환율은 2월에 1200원대를 훌쩍 넘었다. 환율 효과로만 수천억원의 추가 이익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된다.
소비자가전(CE) 부문 역시 전년 동기의 적자와 달리 4000억~5000억원가량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보인다. 전체로는 양호한 실적을 거뒀지만 디스플레이 부문은 대형 LCD 디스플레이 부진 등으로 2000억~3000억원 수준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는 선방했다. 하지만 2분기 전망은 여전히 조심스럽다. 갤럭시S7 판매 효과가 1분기에 상당 부분 반영된 데다 LG전자 `G5`와 애플 `아이폰 6SE` 등 경쟁사의 신제품 출시 영향도 있기 때문이다. D램 가격 하락세와 수요 부진도 지속될 것이란 예상이 많다.
이승우 IBK 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 경쟁사 신제품 출시와 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IM부문 영업이익이 1분기 대비 줄어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
<삼성전자 분기별 실적 추이(단위:조원 / 자료:삼성전자)>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