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16나노 GPU 탑재 테슬라 P100 출시… `인공지능·자율주행차·VR` 시장 진격

Photo Image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GTC 2016에서 16나노 파스칼 GPU를 탑재한 테슬라 P100을 소개하고 있다.

“현존 슈퍼컴퓨터 97%는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활용합니다. GPU 기술로 딥 러닝을 활용한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가상현실(VR) 시대를 앞당길 겁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5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컨벤션센터에서 개막한 자체 개발자 행사 `GPU테크놀로지콘퍼런스(GTC) 2016` 기조연설자로 나와 이렇게 말했다.

황 CEO는 기조연설에서 16나노 제조공정으로 생산된 신규 GPU `파스칼`을 소개하고 이 GPU를 탑재한 `테슬라 P100` 양산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이전 맥스웰 세대부터 신형 GPU를 테슬라 제품군에 먼저 적용했다. 엔비디아 GPU 제품군은 PC용 지포스, 워크스테이션용 쿼드로, 데이터센터 혹은 슈퍼컴퓨터에 탑재되는 테슬라로 나뉜다. 매출 비중은 지포스 제품군이 60% 수준으로 가장 높다. 새 GPU 생산을 시작하면 지포스 제품군부터 먼저 내놨다.

이 순서가 변경됐다는 건 회사가 추구하는 사업 방향이 바뀌었다는 의미다. PC 게임용 GPU는 여전히 엔비디아의 주력 매출원이지만 성장성으로 보면 한계가 뚜렷하다. 엔비디아가 GPU 병렬 연산 기술로 인공지능 등 신규 시장을 개척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 있다.

◇150억개 트랜지스터 집적…딥러닝 성능 12배 높여

테슬라는 슈퍼컴퓨터 등에 탑재돼 딥 러닝과 같은 대규모 병렬 연산을 수행한다. GPU는 순차 연산에 특화된 중앙처리장치(CPU)와 달리 병렬 연산에서 고성능, 저전력 특성을 나타낸다. 이세돌 9단을 이긴 구글 알파고 시스템에도 이전 세대 GPU(코드명 맥스웰)를 탑재한 테슬라 제품군이 탑재돼 있었다.

파스칼에는 153억개 트랜지스터가 집적된다. 28나노 공정으로 생산된 종전 맥스웰(약 90억개) 대비 트랜지스터 숫자가 60억개나 늘어났다. 대역폭을 넓혀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인 고대역폭메모리2(HBM2)를 탑재하고 GPU와 CPU가 직접 통신하는 NV링크 기술을 적용해 전체 성능을 높였다. 맥스웰 대비 딥 러닝 성능이 12배나 빨라진다는 것이 엔비디아 설명이다. IBM, HP, 델, 크레이가 테슬라 P100을 탑재한 서버 완성품을 내년 1분기부터 공급한다.

Photo Image
테슬라 P100 8개가 탑재되는 딥 러닝 특화 슈퍼컴퓨터 DGX-1은 12만9000달러에 판매된다. 북미에선 6월부터, 다른 지역에선 3분기부터 판매를 시작한다.

엔비디아는 16GB HBM2 메모리를 내장한 테슬라 P100 8대와 7테라바이트(TB)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을 탑재해 딥 러닝에 특화된 슈퍼컴퓨터 `DGX-1`도 출시한다고 밝혔다. 젠슨 황 CEO는 “이 슈퍼컴퓨터 한 대가 x86 서버 250와 맞먹는 성능을 내면서도 가격은 훨씬 저렴하다”고 말했다. 엔비디아 DGX-1은 12만9000달러에 판매될 예정이다.

◇자율주행차·VR 시장도 대응

Photo Image
사이먼이 디자인한 세계 첫 레이싱용 자율주행차에는 엔비디아 드라이브 PX2가 탑재된다.

파스칼 GPU는 자율주행차를 위한 엔비디아 드라이브 PX2에도 탑재된다. 드라이브 PX2는 카메라로 찍은 이미지를 분석해 주변 장애물을 인지하는 비전 연산 기능을 수행한다. DGX-1과 네트워크로 연결되면 보다 정확한 사물 인지 능력을 제공한다는 것이 엔비디아 설명이다. 이날 엔비디아는 세계적 권위의 자동차 디자이너 다니엘 사이먼이 설계한 레이싱용 자율주행차를 공개했다. 국제자동차연맹은 내년 열릴 포뮬러E 챔피언십 대회에 무인자동차 경주 종목을 추가할 계획이다. 사이먼이 디자인한 이 차량에는 엔비디아 드라이브 PX2가 탑재돼 자율 주행을 돕는다.

VR 시장 대응용으로는 레이트레이싱 기술이 기반인 `아이레이 VR`을 선보였다. 레이트레이싱은 가상의 광원에서 나온 빛이 대상 표면에 반사되는 경로를 역으로 추적해 픽셀 색상과 모양을 만드는 방법론이다.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계산해야 하므로 레이트레이싱 작업을 한 번씩 할 때마다 상당히 많은 시간이 걸린다. 아이레이 VR 장치와 VR 헤드셋을 연결하면 마치 실사 같은 VR 그래픽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건축 등 각종 그래픽 디자이너가 VR 콘텐츠를 제작할 때 요긴하게 쓰일 수 있다.

Photo Image
GTC 2016 행사에선 스티브 워즈니악이 원격으로 깜짝 등장해 화성 2030 VR 콘텐츠를 직접 시연해보였다

엔비디아는 멀티플랫폼 미디어 기업인 퓨전미디어와 VR 콘텐츠 제작 프로젝트 `화성 2030`을 진행한다. 미 항공우주국 나사의 도움을 받아 제작되는 이 VR 콘텐츠는 사용자가 마치 화성 표면을 걸어다니는 듯한 경험을 줄 것이라고 엔비디아는 설명했다. 이 콘텐츠는 엔비디아 VR 콘텐츠 제작 도구인 VR웍스로 만들어진다.

◇GTC 2016 역대 최다 인원 참석

Photo Image
GTC 2016에는 5000여명의 관람객이 몰렸다.

올해 GTC에는 인공지능, VR, 자율주행차 트렌드를 배우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 5000여명 이상의 개발자, 업계 관계자가 몰려들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올해 GTC 참석자는 2012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어났다”며 “GPU 병렬 컴퓨팅 개발 언어인 쿠다(CUDA) 개발자 숫자도 2012년 대비 4배 이상 증가하는 등 그래픽을 활용한 새로운 컴퓨팅 모델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