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가 국내에 `샤오미페이`로 상표 출원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금융업계는 물론 핀테크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실제 지난 2월 중순, 특허청에 샤오미페이라는 상표가 공식 출원됐다. 하지만 샤오미 측이 직접 상표출원을 했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중국 은련, 유니온페이가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반 모바일 결제 시장에 진출한 상황에서 삼성페이와 같은 스마트폰 제조사 결제 플랫폼이 한국에 공식 진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4일 IT업계와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특허정보넷 키프리스에 샤오미페이(XiaoMiPay:출원번호-4020160010925) 상표가 출원돼 진위여부에 대한 논란이 벌어졌다. 상표 출원 분류는 09류다. 전자쿠폰과 전자지갑, 전자칩카드 등 하드웨어 기반 카테고리에 속한다.
국내 대부분 페이 상표가 금융서비스나 인터넷뱅킹 부문에 해당하는 36·38류와 다른 부문이다.
일부 핀테크업체는 중국발 페이 플랫폼이 한국을 잠식할 날이 머지않았다며, 샤오미페이 한국 진출설을 제기했다. 하지만 특허청과 샤오미 측에 확인 결과 샤오미 본사에서 한국 진출을 위한 상표 출원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샤오미페이 상표에 대한 출원인을 확인한 결과 출원인은 인천에 사는 최모씨로 확인됐다. 국적은 중국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와 관련 샤오미 측은 “본사에 확인 결과 샤오미페이로 상표 출원한 사실이 없다”며 “아마 개인이 출원한 것 같은데 내부적으로 사실 관계를 거쳐 대응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샤오미와 무관한 개인이 샤오미가 모바일결제 시장 진출에 앞서 상표를 선점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특허 전문 관계자는 “최근 간편결제 바람이 불면서 페이와 관련된 상표 출원이 급증하고 있다”며 “유명 회사 상표를 미리 선점하거나 유사 상표를 미리 출원하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진위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상표와 특허 출원에 대한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허청에 따르면 페이 관련 출원건수는 2013년 9건에서 2014년 37건, 2015년 99건, 2016년 3월 기준 26건으로 연평균 3배 이상 증가세다.
개인이 상표 선점을 통해 막대한 브랜드 판매료를 올리기 위한 목적뿐만 아니라 유사 상품 출원 사례도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특허청 관계자는 “샤오미페이 상표출원은 아직 심사관 배정도 받지 않은 상태로 현재로서는 확인이 어렵다”면서도 “만약 샤오미 본사가 아닌 제3자가 샤오미페이로 출원할 경우 상표 출원이 거절될 확률이 높아 등록 자체가 무효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 페이(Pay) 상표 출원 현황 (자료:특허청)>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