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IoT)은 이동통신사가 스마트홈 관련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익숙해졌다. IoT 전국망은 집이나 사무실 등 좁은 공간에서 구현하는 서비스와 다르다. 블루투스, 지그비, 와이파이 등 수십m 수준에 불과한 통신거리를 수십㎞로 넓혔다. 그만큼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 영역이 넓어졌다. IoT 전국망 구축을 시작한 통신사는 문 밖을 넘어선(아웃도어)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개별 회사로만 서비스하기 힘든 만큼 스타트업과 벤처 지원으로 협업 생태계 조성에도 앞장선다.
SK텔레콤과 KT가 발표한 IoT 전국망은 소물인터넷(IoST)에 가깝다. 기존의 통신보다 느린 속도가 핵심이다. 동영상이나 음성 등 대용량 데이터 전송이 필요한 TV, 전화기, 스마트폰 기반의 IoT와 달리 저용량 데이터만 전송하면 된다. 원격 검침을 예를 들면 이해하기 쉽다. 가정이나 공장에서 전기, 가스를 얼마나 사용했는지 계량기를 통해 알 수 있다.
여기에 IoST를 적용하면 검침원이 일일이 돌아다닐 필요 없이 통신망을 통해 원격으로 확인할 수 있다. 월별 사용량을 모니터링하고 분석하는 빅데이터 서비스도 가능하다. 간단한 숫자와 문자 데이터만 전송하기 때문에 3G나 롱텀에벌루션(LTE)처럼 빠른 이동통신이 필요하지 않다. IoST에 적합한 통신을 `저전력 원거리 통신망(LPWAN:Low Power Wide Area Network)`이라고 부르는 배경이다.
SK텔레콤은 LPWAN을 플랫폼처럼 활용할 계획이다. 모든 IoT 서비스를 1개 회사로 제공할 수 없다는 데 공감했다. 벤처와 스타트업 아이디어를 전국망에서 구현할 수 있는 `운동장(PlayGround)`을 제공한다. 공원 미아 발생 방지, 공공 자전거 이용, 도시가스 원격 검침, 스마트 주차 등 공공 서비스부터 관광 안내 및 스마트 공연 등 문화·관광 사업 등 서비스 영역을 넓힌다. KT도 출자 펀드를 통해 IoT 서비스 개발사를 지원한다. 2018년까지 IoST 연결기기를 400만대까지 늘리는 게 목표다. 이미 자전거 도난 관제 서비스와 스마트 혈액 운반박스, 스마트 라이팅 서비스 등을 개발했다.
전국 단위의 IoT 시장 주도권은 에코시스템에 달렸다. 이동통신사가 IoT 전국망 사업에서 스타트업과 벤처 발굴을 슬로건으로 내건 이유다. 박진효 SK텔레콤 네트워크기술원장은 “IoT 전국망 로드맵에서 협력업체의 도움 없이 독자력으로 사업하기는 어렵다”면서 “하드웨어부터 서비스까지 협력사와 함께 신규 비즈니스를 발굴, 전국 단위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