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주파수`란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겁니다. 통신사가 이동통신 품질이 우수하다는 것을 강조할 때 쓰는 말입니다. `빠르고 잘 터진다`고 광고하곤 합니다. 대체 일반 주파수와 어떤 차이가 있기에 이런 표현을 쓰는 걸까요. 좋은 주파수와 나쁜 주파수가 있다면, 좋은 주파수를 얻기 위해 통신사는 어떤 노력을 할까요. 이달 말 정부가 진행하는 `주파수 경매`를 관찰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겁니다.
Q:전파와 주파수란 무엇인가요.
A:전파는 우주공간을 떠다니는 전자기파 일종입니다. 사실 우리는 이런 전자기파가 왜 있는지 모릅니다. 다만 그것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이용할 뿐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가시광선이나 자외선도 전자기파 일종입니다.
전파는 전자기파 중에서도 주파수가 3000기가헤르쯔(㎓) 이하인 것을 말합니다. 주파수란 1초에 진동하는 횟수를 말합니다. 1헤르쯔(㎐)는 1초에 1회 진동합니다. 1킬로헤르쯔(㎑)는 1초에 1000회, 1메가헤르쯔(㎒)는 1초에 100만번 진동하는 것입니다. 1㎓는 무려 1초에 10억번 진동합니다. 엄밀히 말해 전파와 주파수는 뜻이 다릅니다. 주파수는 전파 성질 가운데 하나일 뿐입니다. 하지만 전파 이용분야와 용도를 구분할 정도로 주파수가 중요한 의미를 갖기 때문에 흔히 전파와 주파수를 같은 의미로 사용합니다.
Q:주파수 경매는 왜 하나요.
A:주파수는 한정된 자원입니다. 또 어느 누가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는 공공자원입니다. 그래서 정부가 관리합니다. 휴대폰이 널리 보급되기 전에는 정부가 특정 사업자에 일정 기간 사용권을 줬습니다. 물론 사용료를 받았지만 많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휴대폰 보급이 늘면서 주파수 가치가 높아졌습니다. 정부는 어느 사업자에 얼마를 받고 주파수 사용권을 줘야할지 알기 어려워졌습니다.
그래서 1989년 뉴질랜드를 시작으로 점차 주파수 경매가 보급됐습니다. 미술품 경매에서 보듯 가격을 알기 어려운 상품을 팔 때 흔히 경매 방법을 사용합니다. 우리나라에선 2011년과 2013년 두 차례 주파수 경매를 진행했습니다. 이달 말과 5월 초에는 세 번째 주파수 경매가 예정돼 있습니다.
Q:주파수 경매는 어떻게 하나요.
A:전파는 주파수에 따라 성질이 다릅니다. 예를 들어 주파수 대역이 높으면 곧게 뻗어나갑니다. 먼 거리를 가지는 못하지만 한 번에 많은 정보를 실어 나를 수 있습니다. 반면에 주파수 대역이 낮으면 잘 휩니다. 먼 거리를 가는 대신 전송 가능한 정보량이 적습니다.
과거에는 낮은 주파수 대역을 `황금주파수`라고 불렀습니다. 아무래도 멀리 날아가기 때문이죠. 지금은 기술이 발달해 높은 주파수도 멀리 날아가도록 할 수 있습니다. 황금주파수 의미도 시간에 따라 변해갑니다.
통신사 사정에 따라 원하는 주파수가 다릅니다. 때로 원하는 주파수가 겹치기도 합니다. 경쟁이 일어납니다. 그러니 경매를 하는 겁니다.
주파수 경매에는 무척 많은 돈이 듭니다. 물건 하나당 1조원 가까운 돈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니 경매를 직접 하는 통신사나 이를 관리하는 정부 모두 무척 예민합니다. 사전에 치밀한 전략을 세웁니다. 철저한 보안은 물론입니다. 지정된 장소에 모여 50회 경매를 진행합니다. 그래도 낙찰자가 나오지 않으면 마지막 한 번에 승부를 겨룹니다.
[관련도서]
◇`아빠랑 떠나는 재미있는 전파여행` 송면규 지음, 도서출판 시우 펴냄.
체험을 통해 전파를 접하고 우리 주변 다양한 과학지식을 가족과 함께 탐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책이다. 아빠와 함께 여행하는 책 내용을 따라 전파와 관련된 주변 사물을 살펴보고, 전파에 대한 궁금증과 호기심을 자극해 아이들이 쉽게 과학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삽화를 수록해 흥미를 높였다.
내용을 알기 쉽고 깊이 있게 설명해 아이들에겐 심화된 학습을, 부모에게는 배경을 이해할 수 있는 지식을 전해준다.
◇`반갑다 전파야` 한국전파진흥원 지음, 휴먼비즈니스 펴냄.
전파 개념과 역사, 전파기술, 전파산업 현황과 과제를 개괄적으로 살필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인을 위한 교양입문서 역할을 하는 책이다.
일상생활과 산업 분야에서 활용되는 다양한 방송통신 서비스와 기술을 다양한 각도로 접근해 그 현장을 생생하고 재미있게 엿볼 수 있도록 했다. 방송통신을 넘어 의료, 물류, 재난구조, 국방, 위치정보 등 다양한 산업과 융합시대를 열어가는 전파의 `현재와 미래`를 만날 수 있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