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로 예정됐던 삼성페이 간편 송금 서비스 탑재가 차질을 빚고 있다. 일부 은행과 삼성전자 간 이견이 발생하면서 서비스 합의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3일 금융권과 IT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은행은 ATM 서비스 연동에 이어 은행 계좌를 활용한 간편 송금 서비스를 준비해왔지만, 수수료 문제와 고객 거래내역 등 정보 소유권 문제 등을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비바리퍼블리카 송금서비스 `토스` 형태 펌뱅킹 송금 서비스를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은행과 협의 과정에서 수수료 문제가 발생했다.
삼성전자가 뱅킹 이용시 발생하는 펌뱅킹 망 사용료(수수료)를 내지 못하겠다고 은행 측에 통보했다.
협력 은행 관계자는 “송금 플랫폼 사업자인 삼성전자가 수수료를 내지 못하면 은행 입장에서는 고스란히 손실을 입는 구조”라며 “몇몇 협력은행은 수수료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협력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펌뱅킹 방식을 활용하면 이체 등에 발생하는 수수료는 사업자가 낸다.
고객 정보 활용 등에 대한 이견도 발생했다
삼성전자가 일부 은행에 고객 계좌 전체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전체 고객 거래내역을 삼성페이 서비스로 제공할 수 있도록 제안했지만, 일부 은행은 고객 정보를 함부로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즉 은행 인터넷뱅킹에서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삼성페이 화면에 노출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인데 개인정보보호법 등 다소 민감한 법적 해석 문제까지 겹치며 평행선을 유지하고 있다.
현행 송금 서비스는 사업자에게 이체 요구를 받으면 은행이 전문을 받아서 처리하는 방식이다. 반면에 삼성페이는 은행 정보를 그대로 가져와 삼성페이에 활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다.
한 은행 고위 관계자는 “수수료 문제와 정보 활용 문제 등에 이견이 발생해 세부 협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면서도 “은행과 삼성페이 ATM 연동 서비스를 출시한 이후 송금 서비스에 대한 협의도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핀테크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영세 핀테크업체 사업을 침해했다는 `골목 상권 위협` 여론도 생겨났다며 우려했다.
송금결제 사업을 추진 중인 한 핀테크업체 사장은 “송금 서비스 추진을 최근 삼성전자가 중단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며 “수수료 무료인 송금 서비스를 삼성전자가 시작하면 같은 사업을 추진 중인 국내 핀테크업체는 회사 운영에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될 처지”라고 밝혔다.
한편 삼성페이를 통해 오프라인 결제뿐만 아니라 온라인 결제, 입·출금, 송금 등을 아우르는 뱅킹 서비스가 가능해지면 삼성페이의 시장 지배력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송금서비스 현황 (자료:각사 취합)>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김지혜 금융산업/금융IT 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