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암 혈관에서만 나오는 특이 단백질을 찾아 이를 없애는 항암 치료제를 개발했다. 암세포를 직접 겨냥하는 것보다 암조직 혈관에만 선택적으로 발현하는 단백질을 타깃으로 해 항암치료 적용 범위를 넓혔다. 기존 항암제와 병행하면 치료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김인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의공학연구소 테라그노시스연구단과 변영로 서울대 교수 연구팀은 공동으로 암세포 혈관에서만 나오는 `도펠(Doppel)` 단백질을 찾았다고 30일 밝혔다.
이 단백질은 프리온 단백질의 일종으로 정상 인체에서는 고환에서만 나온다. 하지만 암이 생기면 암조직 혈관에서 나오는 단백질이다.
연구팀은 도펠 단백질을 억제할 수 있는 물질을 개발했다. 이 물질은 혈액응고제인 `헤파린`을 변형해 만든 것이다. 혈액을 굳게 만들지 않으면서 먹는 약으로 쓸 수 있다.
현재 도펠 단백질 기능을 억제하는 단 클론항체를 개발해 항암치료효과를 보는 연구와 도펠 유전자를 지닌 생쥐로 단백질의 암 혈관형성에서 중요성을 검증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연구는 KIST 의공학연구소 기관고유사업, 미래창조과학부 의학-첨단과학기술 융합원천기술개발사업과 보건복지부 암정복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과학지 임상실험저널(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3월 7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