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로컬모터스, 2017년 공장 설립 추진…가격 3000만원대
미국 로컬모터스가 제주에서 3D프린터로 전기자동차를 생산한다. 소비자가 원하는 디자인으로 전기차를 만들 수 있다. 제작 시간이 대폭 단축되고 가격도 일반 전기차보다 30%가량 저렴하다.
제주도는 전기차용 3D프린터 제작업체 미국 로컬모터스와 도내 전기차 공장 설립을 추진한다고 29일 밝혔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지난주 미첼 메네커 로컬모터스 부사장과 면담, 로컬모터스 한국 진출과 공장 설립을 논의했다. 원 지사는 도 담당 공무원에게 현안 협의와 실무조사를 지시했다.
다음 달 제주도청과 제주테크노파크 관계자로 구성된 실사팀이 미국 애리조나 로컬모터스 본사를 방문한다. 로컬모터스는 제주모터스(대표 김준호)와 다음 달 파트너십을 체결, 공장 설립을 준비한다. 제주테크노파크는 2017년 구축 예정인 전기차 관련 산업 클러스터단지 `EV타운` 내 공장을 설립한다.
로컬모터스 전기차 3D프린터는 배터리와 모터 등 핵심 부품을 제외한 보디, 섀시, 대시보드, 후드 등 외관재를 생산한다. 디자인은 로컬모터스 오픈플랫폼을 통해 세계 6만명이 제안한 디자인 가운데에서 소비자가 직접 고를 수 있다. 오픈플랫폼에서 직접 디자인을 내려받은 후 원하는 대로 차 모양을 수정해 프린트할 수 있다. 주문과 동시에 제작·생산하기 때문에 재고 부담이 없다. 배터리 용량이나 차량 크기도 선택한다. 대규모 생산라인 없이 제작이 가능하다. 차량 가격은 3000만원대로 예상된다.
프린터는 플라스틱과 카본섬유를 혼합한 원재료로 직접 자동차 외부 모형을 만든 후 다른 프린터로 외부 모형을 깎아 완성한다. 수작업으로 핵심 부품을 넣고 조립, 도장 작업 등을 거쳐 차량으로 완성한다. 로컬모터스는 2014년 3D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스트라티(Strati)` 전기차를 44시간 만에 제작, 국제모터쇼에 출품하며 유명해졌다.
스트라티 부품 수는 40여개로 보디, 섀시, 대시보드 등을 한꺼번에 인쇄한다. 차체 무게는 450파운드(약 200㎏)에 불과하다. 이 차는 올해 충돌테스트 등 미국 자동차 관련 안전 규격 인증을 획득한 후 올해 말부터 시판에 들어간다. 2007년 설립한 이 회사는 미국 내 4개 공장에서 모터바이크, 모터사이클 등 매년 2400대를 생산하고 있다.
김준호 제주모터스 사장은 “완성차 기업이 전기차를 제작·출시하는데 180일이 넘게 걸리지만 로컬모터스는 12시간이면 전기차 한 대를 제작하고, 출시까지 50일이면 충분하다”면서 “로컬모터스와 다음 달 파트너십을 맺고 제주도, 제주테크노파크와 미국 본사 및 공장 실사를 벌인 후 공장 설립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