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분 안팎 걸리던 전기차 충전을 10분 내로 줄인 급속충전기가 나왔다. 우리나라 첫 200㎾h급 급속충전기로 전기버스·트럭 등으로 대형화하는 전기차 충전 부담이 해소될 전망이다.
이엔테크놀로지(대표 이태식)는 지난주 폐막한 제3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에 200㎾h 급속충전기 `허큘리스(Hercules) 200B`를 출품해 국내외 관심을 끌었다. 최대 전기차 8대를 동시 충전할 수 있고,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와도 연동돼 기기만 깔면 충전소로 곧바로 활용할 수 있다.
대용량 배터리(100㎾h 이상)를 장착한 전기버스뿐 아니라 승용전기차 등 다양한 차를 한꺼번에 충전할 수 있다. 값싼 심야 시간 전기를 저장해뒀다가 충전용으로 꺼내 쓸 수 있다.
역송전장치(V2G) 기능을 갖춰 전기차에 저장된 전기를 ESS로 다시 회수할 수 있다. ESS는 최대 1㎿h까지 연동되며 충전기도 두 개까지 조합 가능하다. 기존 전력망 없이도 독립적인 충전소 운영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1㎿h 용량 전기를 저장했다가, 최대 400㎿h 전기를 한꺼번에 쏟아내기 때문에 1시간 동안 40대 이상 전기차(배터리용량 27㎾h)를 충전할 수 있다.
충전 성능도 뛰어나다. 글로벌 급속충전 표준 DC차데모(CHAdeMO)·AC3상·DC콤보 규격을 모두 수용해 우리나라 출시된 모든 차량 모델에 쓸 수 있다. 또 자체 전력제어기술을 적용해 병렬연결이 가능한 모듈화 제품으로 안정적 출력성능을 발휘한다. 차 유형에 따른 용량 확장과 자동생산에 유리하다.
지금까지 급속충전기시장 주류를 이뤘던 50㎾h급 충전기와 비교해 출력량은 4배 높지만, 제품 크기는 100㎾h급 수준으로 슬림화됐다.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원격 진단과 제어 관리도 가능하다.
이태식 이엔테크놀로지 사장은 “지난 2010년 충전기 업체로는 가장 먼저 녹색인증을 받은 뒤 꾸준한 기술개발로 모듈화 방식 고출력 충전기를 개발해냈다”며 “전기차 여러 대를 동시 충전할 수 있고, ESS와 쉽게 연동되기 때문에 단독 충전기보다는 충전 스테이션에 가까운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엔테크는 우선 전기버스 등 상업용 전기차 시장을 공략하고 연내 중국과 대만 등 해외 시장도 파고들 계획이다.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