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싱글 삼성` 벗어나 `창의 삼성`으로 조직문화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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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관리의 삼성`으로 대표되는 과거의 기업문화에서 벗어나 미국 실리콘밸리 스타트업처럼 젊은 기업문화로의 변화를 모색한다. 삼성전자의 미래를 이끌어 갈 20~30대 젊은 직원들이 즐겁고 편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중시하는 `실용`에 방점을 둔 기업문화 혁신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4일 수원디지털시티 본사에서 `혁신에 시동을 걸다`를 주제로 `스타트업 삼성 컬처 혁신 선포식`을 개최한다.

이날 발표에는 삼성전자가 추구하는 새로운 기업문화에 대한 방향성 전반이 담길 예정이다. 방향성을 발표한 뒤 직급체계 변경을 포함한 인사시스템 개편, 보고체계 개선 등을 담은 업무 환경 개편, 사무실 환경과 호칭 변경 등 다양한 분야에 걸친 세부 실행 계획을 마련해 단계별로 적용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기업문화는 수직적 위계질서가 강하고 연공서열과 직급을 중시해왔다. 다양성보다는 위에서부터 내려오는 체계화된 지시에 따르는 것이 더 익숙하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기업문화로는 빠르게 변하는 환경에 적절히 대응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기업문화 혁신을 추진한다. 다양한 구성원의 창의성을 최대한 끌어내려면 자유로운 수평적 기업문화 도입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삼성전자 고위관계자는 “앞으로 삼성전자를 이끌 주역은 20~30대 젊은 직원들인데 이들에게 과거부터 내려온 지금의 조직문화는 답답할 수 있다”면서 “젊은 직원이 마음껏 역량과 창의성을 떨치며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는 차원에서 기업문화 혁신을 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기업문화 혁신 방향을 마련하기 위해 사내 집단지성시스템 `모자이크(MOSAIC)`를 이용했다. 모자이크를 활용, 직원들로부터 현 기업문화의 문제점과 개선할 방향을 수집하고 이를 토대로 혁신안을 만들었다.

일각에서는 새로운 기업문화가 `싱글 삼성`으로 대표되는 과거의 색채를 지우는 작업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구성원이 모두 한 곳을 보고 한목소리를 내는 싱글 삼성에서 벗어나 유연하고 다양한 기업문화를 만들겠다는 움직임이라는 설명이다.

신입사원 하계수련회를 폐지하고 공채기수 위주 문화를 없애기 위한 직급체계 개편을 추진하는 것 등도 같은 맥락이다.

삼성그룹 한 관계자는 “변화 속도가 빠른 시대 분위기에 맞춰 다양성과 창의성, 조직의 유연성 등을 강화하는 것”이라면서 “싱글 삼성 색채 지우기라는 시각이 있다”고 말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