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리포트]왜 올레드TV일까, 전문가들 `엄지 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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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선 한국색채학회 명예회장(오른쪽)과 최종석 홍익대학교 디자인콘텐츠 대학원 교수가 2016년 LG 올레드 TV 신제품의 화질과 디자인을 살펴보고 있다.

색채에 기초 지식이 필요하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찾아갔죠. 여러 얘기를 나누는데 갑자기 프로젝터가 말썽을 일으키더군요. 강의를 더 이상 진행할 수 없어서 이참에 마음에 담아두고 있던 말들을 꺼냈습니다.

“기술만 자랑하지 마시고 국민들을 보호해주세요.”

올레드TV 색감이 뛰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여차하면 아이들 시력에 안 좋을 것 같아서 걱정됐습니다. 밝고 선명한 화면은 그만큼 자극적이라 아이 눈에 해가 될 수 있으니까요. 우연치 않게 지나가던 LG디스플레이 임원이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라 되묻더군요. 정말 그러면 큰일이라면서 일단 올레드TV를 써보시고 많은 이야기를 들었으면 한다고 했습니다.

그렇게 올레드TV가 학교로 왔습니다. 직접 보고 판단해야겠다 생각했죠. 학생들과 이런저런 테스트를 해보고 함께 생각을 공유하며 꼼꼼히 살펴보니 다행히 제 걱정은 기우더군요. 참 다행입니다. 쓰다 보니 금방 적응됩니다. 자연의 색을 이만큼 잘 표현하기도 어렵죠. 학생들도 사고 싶다고 안달입니다.

박연선 전 홍익대학교 교수의 말이다.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박 교수는 홍익대 조형대학 학장을 거쳐 한국색채학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한국색채학회 명예회장을 맡고 있는 전문가다. 화질을 강조한 올레드TV에 평소 불만을 갖다 우연치 않게 인연을 맺게 됐다. 지금은 색재현력이 뛰어난 올레드TV 화질에 적응돼 다른 TV는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며 빙그레 웃었다.

김문기 넥스트데일리 이버즈 기자 moon@nextdaily.co.kr

◇`완벽한 블랙`이 가진 미학

올레드TV는 완벽한 `블랙`이 가능하다. 블랙은 TV 기본 바탕색이다. 고로 올레드TV는 기본기가 탄탄한 제품이다. 단순한 연역적 도식이기는 하지만 가장 핵심적인 내용이기도 하다.

기본이 바로서면 그에 따른 응용력은 배가된다. 어느 분야에서나 통용되는 말이다. TV는 블랙 바탕에서 그렸을 때 뛰어난 그림을 그릴 수 있다. 하얀 도화지를 채워 나가는 인간과 달리 기계는 검은 도화지를 반전시켜 작품을 만든다.

완벽한 블랙 구현이 가능한 것은 올레드(OLED)가 가진 기본 성향 때문이다. `OLED`는 `유기발광다이오드`로 빛을 내는 유기화합물에 기반을 둔 발광 소자 일종이다. 픽셀 하나하나가 색상을 표현한다. `완벽한 블랙` 구현이 가능하다.

LCD는 백라이트 도움을 받는다. 백라이트 불빛이 컬러필터를 통과하면서 우리 눈에 들어온다. 빛을 막아 색을 표현하는 원리다.

밤하늘의 달을 표현한다고 예를 들어보자. 올레드는 달에 해당되는 픽셀에서 스스로 빛을 낸다. 배경이 되는 밤하늘이 블랙으로 채워지면서 색채 대비가 발생한다. 더 밝고 선명한 달을 볼 수 있다. LCD로 밤하늘을 표현하려면 백라이트 빛을 막아야 한다. 완벽한 빛 차단이 어려워 빛 샘과 할로(Halo)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달 주변이 흐릿하게 퍼져 보인다. 마치 블라인드를 닫아도 햇빛을 다 가리지 못하는 것과 흡사하다.

박연선 교수는 “블랙 표현이 완벽할수록 색깔은 더 잘 표현된다. 바탕이 좋으면 색감도 훌륭하다. 색재현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할 수 있다. 블랙 표현이 미진하다면 대비가 적어 또렷한 색상 표현이 어렵다”며 “올레드는 계조가 넓다보니 그라데이션 단계가 세밀하게 표현된다. 털 하나하나도 살아있는 듯한 생동감을 준다. 빛 샘 현상이 없으면 대비가 강해 광택감이 살아난다. 색 경계가 뚜렷해 원근감 표현도 뛰어나다. 전체적으로 입체감 있는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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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산타워에 설치된 대형 올레드 조형물. 웅장한 위용이 관람객의 눈길을 끌기에 충분하다.

선명한 화면일수록 더 자극적이다. LG전자는 이 점을 고려해 밝은 색 표현이 많아지면 스스로 휘도를 낮추는 알고리즘을 도입했다. 일정한 휘도를 항시 유지해 시력 저하와 관계없이 안전하게 시청할 수 있다.

한 발 더 나아가 올해 출시되는 올레드TV에는 HDR를 도입했다. 밝은 부분을 더 밝게, 어두운 부분은 더 어둡게 바꿔준다. 밝고 어두운 부분이 강조되면 입체감이 깊어지고 세밀한 표현이 가능해 현실감이 높아진다.

LCD는 백라이트 빛 샘으로 0.1니트(nit) 이하 블랙 표현이 어렵지만 올레드는 완벽한 블랙 표현이 가능하다. HDR 영상 신호 재현율이 훨씬 넓다.

색 표현력도 올레드가 우수하다. 올레드는 DCI 색재현율이 99%다. 어두운 화면에서는 성능차가 명확해진다. 올레드는 어두운 화면에서도 일정한 색재현율을 유지하지만 LCD는 빛 샘 현상으로 색재현율에서 일정부분 손해를 본다.

임경덕 LG디스플레이 프로모션실장은 “올레드는 인간의 눈이 감지할 수 있는 낮은 휘도까지도 표현 가능한 디스플레이”라고 설명했다.

색 시야각도 올레드는 자체 발광해 120도까지 커버된다. LCD는 70도 수준으로 각이 넓어질수록 색상이 변한다.

박 교수는 좀 더 많은 표본을 얻고자 홍익대 색채전공 석박사 120명을 대상으로 세 차례 LCD와 올레드 비교 블라인드 테스트를 진행했다. 드라마와 스포츠, 뉴스, 다큐멘터리, 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를 시청하며 비교 분석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올레드가 더 선명한 화질 구현이 가능함이 입증됐다.

박 교수는 “올레드가 테스트 대부분에서 LCD 대비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일부 무채색 계열에서는 LCD가 더 많은 표를 받기도 했다”며 “사실 LCD는 화이트 색상에서 약간 핑크로 물든 듯한 인상을 보였다. 인간이 심리적으로 따뜻한 색상을 선호해 심리적으로 선택받은 듯하다”고 설명했다. 심리적인 부분을 제외한다면 무채색 계열일 때 올레드가 확실한 색재현력을 보여주는 콘텐츠 환경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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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는 2016년형 올레드TV 신제품에 디자인 정체성을 계승하면서도 업그레이드된 세련미를 나타낼 수 있도록 마감했다.

◇디자인 한계 돌파는 새로운 시작

내부적으로 LG디스플레이 올레드 패널을 사용해 TV 화면의 선명함을 담보했다면, 외부적으로는 이를 감싸고 있는 디자인적 심미성이 선명함을 한층 더 올렸다. 좋은 프레임에 담은 미술작품이 더 돋보이는 것과 마찬가지다.

LG전자가 올해 선보인 올레드TV는 디자인 정체성을 계승하면서도 업그레이드된 세련미를 보여준다. 올레드 패널 뒷면에 투명 강화유리를 적용해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했다. 전후좌우 어디에서 제품을 보더라도 일체감을 살린 매끈한 외형을 갖췄다.

제품 끝단 경계를 초박형 투명 유리로 마감함으로써 제품 경계를 모호하게 처리해 신비감을 준다. 전체적으로 첨단 소재를 예술화시켰다는 평가다.

최종석 홍익대 제품디자인과 교수는 올레드TV를 직접 감상한 자리에서 “TV가 점점 얇아지겠다고 생각했지만 3㎜ 이하 두께로 발전했다는 점은 획기적”이라며 “화질을 포함한 모든 것이 기존과 비교가 안 될 정도다. 여러 면에서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이 달라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송민훈 모토 디자인 대표도 “극단적인 1㎜ 이하 초슬림은 보통 사람 시각으로는 두께를 가늠할 수 없기 때문에 이제까지 봐왔던 제품과 극단적인 차별점을 느끼게 된다”며 “올레드는 미니멀리즘의 극치를 보여줄 수 있는 놀라운 기술의 진보”라고 감탄했다.

올레드TV를 살펴본 두 전문가는 전통적 TV 디자인 관점에서 미니멀리즘의 한계를 실현했다는 공통된 의견을 제시했다. 발전할 만큼 발전했다는 말이다. 한계라는 말을 뒤집으면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기도 한다. 향후 획기적 디자인 발전이 가능하다는데 입을 모았다.

송 대표는 “종이나 철판과 같은 원재료를 제외하고 지금까지 모든 제품은 가로, 세로, 높이 등 부피가 존재해야만 했다”며 “올레드는 우리가 그동안 사물을 인식해왔던 고정관념을 깨고 디자인사에 새로운 신기원을 만들어 가고 있다. 가로·세로만 존재하는 제품이 비로소 시작된 것”이라고 풀이했다.

최 교수도 “기존 TV가 스탠딩 형태였다면 이제는 완전 다른 개념으로 접근이 가능해 새로운 주거 생활이나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획기적 계기가 될 것”이라며 “올레드TV는 베젤이 사라지고 판넬만으로도 표현이 가능해지면서 그야말로 가장 미니멀리즘한 디자인을 갖췄다. 테두리가 없다는 것은 예를 들어 유리창에 붙여놓고 야외 풍경을 대신할 수도 있다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TV는 보는 것만이 전부는 아니다. 탁월한 사운드 효과가 뒷받침돼야 한다. LG전자는 올레드TV 스피커를 전면에 배치했다. TV를 설치한 공간에서 소리의 반사각과 울림까지 계산한 기술도 접목시켰다. 콘텐츠별로 다른 효과를 보여주기도 한다. 뉴스 시청 시에는 또렷한 목소리를, 액션 영화를 볼 때는 효과음을 증폭시켜준다. 오디오 명가 하만카돈과 함께 개발한 사운드 솔루션은 전체적으로 임장감을 극대화시켜준다.

최 교수는 “소비자의 생활, 문화 수준이 올라가면서 음질 요구도 높다”며 “향후 무선환경이 강화되면서 스피커도 독립된 형태로 진화 발전할 전망이다. 역시나 많은 다양한 디자인의 신제품이 구상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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