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중국에서 대박을 냈다. 한국에서도 높은 시청률을 기록 중이지만 중국에서는 그야말로 초대박급 성공 신화를 쓰는 중이다.
바이두 산하 동영상 플랫폼 `아이치이`에서 방영하는 이 드라마는 중국에서 4회 만에 약 4억뷰를 찍었다. 종영까지 갈 경우 `별에서 온 그대` 기록(약 28억뷰)을 갱신할 것으로 보인다.
이 드라마 제작사는 한국 영화사 `뉴(NEW)`다. 2014년 10월에 중국 화책영화사에서 투자를 받았다. 535억에 약 15% 지분을 건넸다.
화책영화사 주요 주주는 바이두와 샤오미다. `태양의 후예` 주요 주주가 바이두와 샤오미인 셈이다. 정교하게 투자 등으로 엮인 관계(?시)에 한국의 우수한 제작능력과 중국 자본·유통망이 합쳐지니 대박이 났다.
부가 콘텐츠 제작 관심이 당연히 높아졌다. 게임도 그 중 하나다. 이미 해당 IP를 활용한 게임제작 이야기가 나온다. `태양의 후예` IP를 획득하기 위한 물밑 움직임이 활발하다.
드라마 인기가 폭발하는 현 시점에 게임이 함께 나온다면 엄청난 시너지가 생길 것이 분명하지만 조금 늦었다. `별에서 온 그대`가 중국을 강타했지만 IP를 활용한 게임은 너무 늦게 나왔다. 그래서 별로 성과를 못 봤다. 이런 종류 사업은 완성도보다 타이밍이 중요하다.
15년 전 중국에 처음으로 한국영화 붐을 일으킨 `엽기적인 그녀` 속편도 곧 중국에서 개봉한다.
이 영화는 당시 `타이타닉`과 더불어 중국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 영화 제작사 신씨네는 중국 배급사 북경마천륜문화전매유한공사와 공동으로 후속편을 제작했다.
한국에서는 다소 철 지난 IP라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중국에서 인기가 워낙 높아 과감하게 투자와 배급이 이뤄질 수 있었다. 4월 22일 개봉을 준비 중인 `엽기적인 그녀:두 번째 이야기`는 예고편 공개 4일 만에 7억뷰를 돌파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신씨네는 대형 제작사가 아님에도 IP 보호를 잘했던지라 본인들이 제작한 영화 IP를 모두 보유하고 있었다.
`엽기적인 그녀:두 번째 이야기`는 제작 단계부터 부가 콘텐츠 제작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관계자들은 게임 개발 파트너를 찾아 `엽기적인 그녀`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을 제작 중이다. 이 영화는 소재나 주요 팬덤이 여성이다. 게임 장르도 여성향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알려졌다.
지금 중국에서는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제작이 유행을 넘어 광풍이라고 할 정도로 활발하다. 규모가 되는 중국회사는 아예 단일 IP로 여러 개 콘텐츠를 동시에 제작하는 모험도 서슴지 않는다. 중국 회사 요우주는 `여신연맹`이라는 자사 웹게임 IP로 모바일게임과 영화를 동시에 제작한다. 영화는 안젤라베이비 같은 중화권 톱스타를 캐스팅했다.
바야흐로 IP파워 전성시대다. 중국에 비해 시장과 자본이 딸리는 한국 회사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IP파워를 극대화하는 것이다.
중국에서 보기에 여전히 한국은 매력적인 IP들이 많다. NEW나 신씨네 같은 게임과 무관한 회사가 게임 쪽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각자 분야에서 잘하는 것을 최대한 활용하고 제휴해 콘텐츠 비즈니스를 만들어가는 것이 우리가 중국시장을 두드리는 중요한 방법이 될 것이다.
김두일 퍼틸레인 고문, 게임 칼럼니스트, dooil.kim@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