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카드사를 소집해 삼성페이 결제 시 역차별 문제를 즉시 해결하라고 최후 통첩했다. 모든 가맹점에서 신용카드와 동등한 적립과 할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라는 지침이다. 최소 한 달 안에 카드사 전체가 참여해 고객이 삼성페이로 결제 시 신용카드와 동등한 혜택을 제공하라는 취지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삼성페이 협력 카드사 담당자를 소집해 일부 가맹점에서 삼성페이 현장 할인이나 포인트 적립 등이 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라고 전달했다.
금감원은 “카드 부가서비스는 고객과 약속인 데 일부에서 지켜지지 않는다면 이는 소비자 기망행위와 다를 바 없다”며 “조속히 문제를 해결하고, 과거 적립 혜택 등을 받지 못한 고객에게는 사후 보상을 하라”고 주문했다.
지난해 셀프주유소 등 여러 가맹점에서 삼성페이로 결제하면 일반 신용카드가 제공하는 현장할인이나, 포인트 적립 등이 되지 않아 소비자 불만이 제기된 바 있다.
삼성페이가 보안 강화를 위해 채택한 OTC(One Time Card) 결제 방식 때문이다. OTC 인증은 결제 시 카드 가상번호가 1분30초마다 바뀌는 토큰 보안 방식이다.
마일리지 적립이나 현장할인 혜택을 주려 해도 결제 때마다 카드번호가 바뀌어 번호 매핑이 불가능하다.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 연말 카드사와 삼성전자는 `고정 토큰` 방식을 도입했다. 이 방식을 적용하면 가상 토큰 번호가 바뀌지 않기 때문에 일반 플라스틱 카드처럼 실거래 인증이 가능하다. 현재 시스템 도입 후 90% 이상 가맹점은 적립 혜택 등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자체 적립 카드 등을 보유한 일부 대형 가맹점에서 이를 도입하지 않고 있다.
실제 CJ가 운영 중인 전국 여러 가맹점은 현장할인이나 포인트 적립이 불가능하다. CJ원카드로 별도 적립해야 한다. 일부에서는 그룹 간 불편한 관계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CJ와 제휴를 맺은 신한카드와 삼성카드가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삼성페이 결제 적립 문제는 대부분 해결됐지만 대형 가맹점 일부는 해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세계는 아예 삼성페이로 결제할 수 없다. 삼성전자가 이마트 등 신세계 계열사 연동을 추진했지만, 해결되지 않았다. 카드사는 신세계와 삼성페이 간 연동작업을 아예 포기하는 것으로 잠정 결정했다.
한편 금감원은 일부 가맹점에서 차별을 받은 삼성페이 고객에게 사후보상책을 마련하라고 카드사에 지시했다. 이에 일부 카드사는 삼성페이 적립 혜택 등을 2배로 상향하는 프로모션 등을 준비 중이다.
금감원 상호여전감독국 관계자는 “카드에 탑재된 부가서비스는 고객과 약속이기 때문에 카드사가 이를 이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