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Fintech)로 1000억원에 육박하는 동전 제거 프로젝트가 올해 말에 추진된다.
동전 없는 사회 진입을 위해 한국은행과 금융기관, 핀테크기업이 손잡고 시중에 유통되는 동전을 없애겠다는 계획이다. 동전 대신 포인트나 충전, 계좌이체 등을 활용하는 계획이 구체화될 전망이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최근 금융보안원, 금융결제원, 선불발행업체와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이번주 `코인리스 1차 워킹그룹`을 발족한다.
코인리스 전환을 위한 로드맵과 운용 방향을 상반기까지 확정하고 하반기에 동전 거래를 대체할 수 있는 실행 방안을 적용한다는 목표다. 최근 전자결제가 활성화되면서 동전이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동전을 만드는데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고, 이를 관리하는 사회 비용도 만만찮다.
한국은행과 금융기관은 워킹그룹을 통해 상반기 중에 로드맵을 확정하고 동전 거래를 대체할 수 있는 아키텍처 개발에 착수한다. 하반기에는 전 금융사와 전자금융업자, 정보기술(IT) 기업이 참여하는 2차 워킹그룹을 발족해 구현 가능한 모델 개발과 상용화에 나선다.
대체 방안으로는 가맹점에서 거스름돈을 없애는 대신 그 금액만큼 어디에서나 사용 가능한 포인트로 전환하거나 교통카드 선불 충전, 소비자 계좌로 자동 이체시켜 주는 방안이 유력하다.
예를 들어 편의점이나 마트 등에서 현금으로 계산하고 돌려받은 잔액을 결제단말기나 스마트폰을 활용해 즉시 포인트로 전환하거나 고객 계좌로 입금해 주는 방식이다.
은행 계좌 연동을 통한 이체 서비스는 금융사 공동으로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드는 방안도 검토한다.
시중에서 유통되는 동전을 핀테크로 활용해 대체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동전 퇴출의 가장 큰 목적은 비용 절감이다. 동전이 액면가보다 제조비용이 비싸기 때문에 아예 발행 규모를 축소, 비용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한은은 동전 발행 규모를 점차 줄여 왔다. 2005년 1377억9500만원이던 동전 발행 규모는 2015년 1032억원으로 감소했다. 가장 큰 폭으로 발행이 줄어든 것은 500원짜리다. 2005년 발행 규모가 885억900만원에서 2012년에는 381억1700만원으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과거에는 10원짜리 동전(구리 65%, 아연 35%) 1개를 만드는 데 40원이 필요했다. 2006년에는 아연 대신 알루미늄을 사용하면서 제조비용이 10원 절감됐으나 여전히 동전 개당 20원가량 소요된다.
지난해 말 비현금 지급수단 결제 금액은 하루 평균 347조8000억원에 이른다. 신용·체크카드 이용 실적은 1조8800억원으로 2014년에 비해 8.8% 증가한 반면에 어음과 수표의 실적은 22조8000억원으로 6.5% 줄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동전 주조 비용과 수송 비용에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고 실제 이용가치보다 관리 비용이 더 크다”면서 “핀테크를 활용해 동전 없는 사회 진입을 위해 다양한 실행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길재식 금융산업 전문기자 osolgil@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