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불황 타개를 위해 재외공관장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생생한 현지정보를 전달해주는 우리의 눈과 귀가 돼주는 것은 물론이고 경제외교의 중요한 축으로 활약하고 있다.
조태영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도 신흥 유망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우리 기업인 상담은 물론이고 매일 빼곡한 공식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한국과 인도네시아 경제협력 역사는 깁니다. 현지 원목·자원개발부터 시작해 봉제·신발 가공 산업이 들어오고, 현재는 대기업도 모두 진출해 제조업 이외에도 금융, 정보통신(IT)까지 다양합니다.”
인도네시아는 대표적 자원수출국가로 급성장해왔으나 최근 저유가로 인해 성장세가 주춤한 상황이다. 지난해 성장률이 금융위기 이래 처음으로 4.7% 성장한 것으로 추정되며 올해는 이보다 높은 5.3~7% 전망된다.
조 대사는 저성장은 세계가 겪는 문제며, 중장기적으로 인구구조와 인프라 투자로 인한 기회는 아직 많이 있다고 강조했다.
“자원수출 위주 경제에서 제조업 육성 등의 과제를 안고 있기 때문에 더 많은 투자와 협력을 필요로 합니다. 인도네시아는 활용되지 않은 잠재력이 엄청난 나라로 2억5000만명 인구 중에 35세 미만 젊은 인구가 61%입니다.”
조 대사는 인도네시아 조코 위도도 대통령이 국가인프라 투자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데 주목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부족한 인프라가 경제 효율성을 떨어뜨린다고 보고 규제완화와 외국인 투자를 적극 추진 중이다. 한국은 주요 외국인 투자 유치 대상이자 협력국가다.
조 대사는 “한국을 압축성장 벤치마킹 대상이라고 생각한다”며 “한국IT에 대한 신뢰와 한국문화에 대한 친근감, K팝, K드라마에 대한 호감이 바탕이 돼 매력적 국가라고 여긴다”고 설명했다.
실제 양국간 협력은 매우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달 초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 한-인도네시아 전자정부협력센터가 문을 열었다. 연내 한국콘텐츠진흥원 신규 사무소도 개소한다. 현대건설은 수마트라 북부에 세계 최대 규모 지열발전소도 짓고 있다. 금융시장도 팽창하면서 국내 은행의 현지 진출도 본격화되고 있다.
“보험시장이 우리나라 1980년대 수준이기 때문에 소득이 늘어나면 사람들이 생명보험 가입을 많이 할 것으로 보입니다. 자동차도 아직 강제보험이 없어 시장 가능성이 큽니다.”
조 대사는 금융시장과 함께 게임, 이커머스 등 모바일 시장 성장세도 주목했다. 인도네시아는 젊은 인구가 많은 만큼 소득이 낮더라도 스마트폰 보급률이 매우 높다. `트위터공화국`이란 별명이 붙을 정도다. 팬택 역시 이를 겨냥한 현지 스마트폰 시장 진출 전략을 세우고 있다.
경쟁 포화 시장이 아니기 때문에 중소기업도 시장 연구를 철저히 하고 진출한다면 기회는 있다고 분석했다.
조 대사는 평소에도 대사관에 다양한 현지 사람을 가족까지 초청해 자주 만나려고 노력한다. 자신이 그들에게 더 가까워질수록 한국과 인도네시아 관계도 더욱 더 친밀해지고 기회가 더 많이 열릴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김명희 기업/정책 전문기자 noprint@etnews.com